승점 1점차로 우승 당락… 손흥민에겐 기회?

입력 2016-05-02 13:00
손흥민(오른쪽)과 델레 알리 / 사진=AP뉴시스

손흥민(24·토트넘 핫스퍼)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까.

토트넘 핫스퍼는 2015-2016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앞으로 남은 3경기를 모두 승리해야 실낱같은 가능성만 있는 우승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한 경기에서 지면 우승의 희망이 사라지는 벼랑 끝 일정이다. 하지만 이런 아슬아슬한 상황이 손흥민에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선두 레스터시티는 토트넘을 희망고문하고 있다. 레스터시티는 1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1대 1로 비겼다. 리그 폐막을 2경기 남기고 22승11무3패(승점 77)로 선두를 유지했지만 자력 우승을 위해 필요했던 승점 3점을 수확하진 못했다.

레스터시티는 오는 8일 레스터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에버튼과의 37라운드 홈경기, 또는 15일 런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리는 첼시와의 최종 38라운드 원정경기 중 한 번만 이기면 정상을 밟을 수 있다. 1884년 창단하고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레스터시티의 유일한 우승 경쟁자는 2위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한 경기 덜 치른 지금까지 19승12무4패(승점 69)다. 레스터시티와의 승점 간격은 8점이다. 토트넘은 남은 3경기에서 전승하고, 레스터시티가 2경기에서 모두 패배하면 순위를 뒤집어 우승할 수 있다. 승점 1점 차이의 아슬아슬한 우승이다. 반면 한 경기라도 패배하면 레스터시티는 그대로 우승컵을 들어올린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4·아르헨티나) 감독은 전력을 총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승리가 필요한 만큼 골을 넣어야 할 공격진의 구성이 포체티노 감독에겐 중요하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후방 공격수로 중요한 역할을 맡은 미드필더 델리 알리(20)가 징계로 올 시즌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알리는 지난 26일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웨스트브롬위치 앨비언과 1대 1로 비긴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홈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클라우디오 야곱(29·아르헨티나)의 복부를 가격한 사실을 적발당해 잉글랜드축구협회(FA)로부터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은 해리 케인(23)을 최전방 스트라이커, 알리를 후방 공격수, 에릭 라멜라(24·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안 에릭센(24·덴마크)을 측면 공격수로 배치한 공격진을 구성하고 있었다. 알리의 공백을 채울 대체 선수가 필요하다. 그 중 한 명이 손흥민이다.

지난해 8월 입단했을 때까지만 해도 토트넘의 주전 측면 공격수였던 손흥민은 시즌 중반부터 백업 요원으로 전락했다. 시즌 종반으로 갈수록 승패가 사실상 가려진 후반 45분 출전도 많았다. 알리의 공백으로 손흥민은 선발, 또는 출전 시간을 늘린 교체 요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정론지 가디언부터 지역신문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까지 복수의 영국 언론들은 미드필더 무사 뎀벨레(29), 나세르 샤들리(27·이상 벨기에)의 선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샤들리의 출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경우 손흥민은 여전히 백업 요원으로 활용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10분 안으로 뛰었던 최근보다는 출전 시간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여름 휴식기로 돌입하기에 앞서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골이나 어시스트 같은 공격 포인트가 필요하다.

토트넘은 오는 3일 오전 4시(한국시간)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첼시와 36라운드 원정경기를 갖는다. 37라운드는 사우스햄튼과 오는 8일 홈구장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최종 38라운드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15일 뉴캐슬어폰타인 세인트제임스 파크에서 열린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