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낳은 옥시레킷벤키저가 첫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별다른 대책은 없었다. 정부 조사 결과 3·4차 사망자가 확인됐지만 1·2차 피해자에 대해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2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한국 법인장 아타 샤프달 대표는 고개를 숙이며 “신속히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옥시레킷벤키저가 공식 석상에서 입을 여는 것은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이 발생한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샤프달 대표는 “1등급과 2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 중 저희 제품을 사용한 분들을 대상으로 보상안을 마련하겠다”며 “자사 제품과 여러 회사 제품을 함께 사용하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조사 결과 3·4차 사망자가 확인됐지만 1·2차 피해자에 보상을 한정한다는 것이다.
피해 보상액 역시 그대로였다. 다른 제조·판매사에 보상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할 뿐이었다. 옥시레킷벤키저는 2014년 50억원을 출연한 데 이어 지난달 20일 추가로 50억원을 출연해 1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2등급 피해자 중 옥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는 178명으로 제조업체 중 가장 많다. 롯데마트 역시 100억원의 피해자 보상을 약속했는데, 피해자가 훨씬 많은 옥시의 금액이 다소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자회견장에는 피해자 가족들도 참석해 샤프달 대표에게 항의하면서 기자회견이 중단되기도 했다. 피해자 가족은 “너무 늦게 왔다”며 소리쳤고 샤프달 대표는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샤프달 대표는 “나도 아버지로서 피해자들의 슬픔을 잘 안다. 실수 했다는 점에는 변명할 여지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옥시 대표 사과했지만.. .피해 보상 소극적
입력 2016-05-02 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