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이란 순방 떠났는데… 황당한 안철수 “대통령 왜 안오냐”

입력 2016-05-02 11:34
국민의당 안철수(왼쪽) 공동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원불교 100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출국일정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대통령이 왜 행사에 안 오는 것이냐'는 식의 핀잔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있다.

대선 지지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야권의 대권주자가 대통령 일정도 제대로 파악못하고 대통령 비판에만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지난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원불교 100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천정배 공동대표를 비롯해 새누리당 원유철 대표 대행,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각 정당 대표들이 함께했다.

안 대표를 비롯한 각 당 지도부는 본격적인 식순에 앞서 귀빈실에서 원불교 지도부와 티타임을 가졌다. 가장 나중에 입장한 안 대표는 김종인 대표 옆자리에 앉았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도착 후 인사를 나누던 안 대표는 김종인 대표에게 "(원불교) 100주년이면 대통령께서 오실만 한데"라고 박 대통령의 행사 불참을 문제삼았다. 그러자 김 대표가 황당하다는 듯, "대통령은 오늘 이란에 갔다. 원래는 오기로 했었다"고 박 대통령의 이란 순방 출국 사실을 상기시켰다.

박 대통령은 원불교 공식행사가 시작되기 3시간 전인 이날 오전 11시, 이란 순방차 출국했다. 박 대통령의 출국 소식은 도하 언론에 일제히 보도된 직후였다.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원불교 100주년 기념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축사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뉴시스

이에대해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설마 안 대표가 대통령 일정을 몰랐겠나. 대화하다가 잠시 깜박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안 대표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른 핵심 관계자는 "(외교) 일정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고 원불교 100주년 행사 같으면 대통령이 왔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이 맞다면 박 대통령이 국내 행사도 아니고 '세일즈 외교' 차원의 이란 순방을 미루고 국내 종교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논리여서 더욱 말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더민주 핵심 당직자는 "안 대표가 왜 그런 실수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비서진이나 실무진이 안 대표에게 보고를 잘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안 대표측의 아마추어리즘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왼쪽부터), 천정배 공동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원불교 100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있다. 뉴시스

안 대표는 지난 26일 당선인 워크숍에서 김상조 한성대 교수의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양적 완화 등에 대한 강연을 들은 뒤, "박 대통령이 양적완화가 뭔지 모를 것 같은데요. 하하하"라고 힐난성 농을 건넨 바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안 대표가 대통령 일정도 모르고 저렇게 비난하는 것을 보면, 안 대표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비판이 아닌 무조건 박 대통령만 비난하려고 달려드는 사람 같아 안타깝다"며 "정치에 감을 잡았다고 하더니 정말 '구악'이 다 돼 가는 것 같다"고 힐난했다. 【서울=뉴시스】김태규 김난영 기자
편집=정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