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원자력·전기연구원 연구원 114명, 연구활동에 참여도 않고 논문 저자로 등재

입력 2016-05-02 14:00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일부 연구원들이 연구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과학기술인용색인(SCI) 등재지 등재 논문에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가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은 지난해 10~11월 한국화학연구원 등 5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연구개발(R&D) 관리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화학연구원 소속 연구원 A씨는 2013년부터 2년간 과제를 수행하면서 작성된 논문에 주저자로 등재됐다. A씨는 이 연구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으나 논문에 그의 과거 성과물이 일부 활용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런 방법으로 화학연구원과 원자력연구원, 전기연구원 소속 연구원 114명은 관련 연구과제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도 SCI급 논문에 주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3개 연구원은 논문 저자가 실제 연구에 참여했는지 확인하지 않고 이들의 논문을 실적으로 인정했다.

감사원은 “정부출연 연구기관 연구원들이 SCI급 논문에 저자로 부당 표시해 성과연봉, 능률성과급, 연구개발능률성과급 등을 과다 지급 받거나 승진자 또는 우수성과특별포상자로 선정되고 있다”면서 “실제 연구과제에 참여하고 논문작성에 기여한 연구원들은 이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태블릿PC를 7억원 어치나 구입해놓고도 관련 업무에 전혀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연구원은 2014년 일정관리와 자료검색 등에 활용한다는 명목으로 7억348만원을 들여 태블릿PC 1737대를 구입해 소속 임직원들에게 지급했다.

하지만 이 태블릿PC에 백신프로그램과 보안USB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 내부 업무용으로는 부적합했다. 기다가 이 태블릿PC들이 전산기기 관리대장에도 제외돼 있어 원자력연구원 소유 전산기기로도 관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구입예산 7억원이 비효율적으로 집행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