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해야 결혼한다?”
남성 취업자의 결혼가능성이 미취업자의 5배에 달하며 미취업기간이 1년 늘면 초혼연령은 5개월가량 늦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돈 없거나 취업준비생들이 사랑으로 가정을 꾸리는 일은 사실상 판타지에 가까운 시대가 된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일 ‘취업이 결혼에 미치는 영향과 노동시장개혁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에서 15~49세 가임연령기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의 경우 취업자의 결혼가능성은 미취업자의 약 4.9배, 여성의 경우는 약 2.1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노동패널조사의 15세부터 49세 사이의 가임연령층과 15세부터 29세 사이의 청년층 남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남녀 모두 미취업기간이 장기화될수록 초혼연령도 늦어졌다. 남성은 미취업기간이 1년 늘어나면 초혼연령은 약 0.38년(4.6개월) 늦어졌고 여성도 미취업기간이 1년 증가하면 초혼연령은 약 0.15년(1.9개월) 늦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15~29세 청년층 대상 조사 결과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청년 남성은 취업 시 결혼가능성은 미취업일 때의 약 3.5배에 달했고 여성도 1.5배 높았다. 청년남성의 미취업기간이 다른 사람보다 1년 늘어나면 초혼연령은 약 0.25년(3개월) 늦어졌다.
이번 조사결과는 청년실업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우리 경제가 비혼 증가→저출산→경제활력 둔화→청년실업이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올 2월 청년층 공식실업률은 12.5%, 체감실업률은 23.4%를 기록하는 등 청년들의 취업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연구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비혼과 만혼 문제를 완화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취업기회 확대를 위한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男취업자 결혼가능성 미취업자의 5배…사랑만으로 결혼은 환상?
입력 2016-05-02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