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SLBM 절반의 성공

입력 2016-05-01 16:14

북한이 지난달 23일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대성공했다는 주장과 달리, 공중폭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의 기대와는 달리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3차례 발사한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의 훈련발사 역시 실패해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능력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1일 “북한이 발사한 SLBM이 공중에서 단분리가 되지 않은 채 공중폭발해 2~3개 조각으로 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SLBM 시험발사후 노동신문을 통해 “탄도탄 냉발사체계(콜드런치), 고체연료 사용, 계단열(단)분리, 전투부(탄두) 핵기폭장치의 정확성을 확증하는데 목표를 뒀다”며 “대성공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콜드런치 방식을 이용한 수중사출에는 확실하게 성공했지만 단분리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에따라 비행거리도 30㎞에 불과했다. 북한은 SLBM발사전 비행거리가 상당히 될 것으로 기대하고 해안에서 수십㎞ 떨어진 동해상에 관측선을 띠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각종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면서 성공했을 경우 대대적으로 선전했지만 실패하면 보도 하지 않았다. 이번 SLBM발사가 실패에 가까운 것임에도 노동신문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북한군과 미사일 기술자들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허위보고를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SLBM 지상시험발사와 수중시험발사를 해왔지만 수중발사는 수차례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LBM 개발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SLBM기술을 전수받은 러시아도 신형 잠수함발사대륙간탄도미사일인 ‘블라바’ 미사일을 실전배치하기까지는 수차례 실패를 거듭했다. 한 미사일 전문가는 “2000년대 중반 러시아는 12기의 블라바 미사일 시험을 했는데 단 5기만 성공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실패는 핵탄두를 나를 수 있는 운반수단이 아직까지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5차 핵실험을 하더라도 핵무기를 나를 수 있는 수단이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실험의 의미가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비교적 빨리 SLBM의 핵심적인 기술인 수중사출시험에 성공해 단분리기술 확보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거듭되는 실패에서 중거리 미사일 훈련발사를 감행하는 것은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는 분석도 있다. 국책연구소 한 미사일 전문가는 “북한 미사일의 문제점은 타격정확도가 낮다는 점이었다”며 “신뢰도 향상을 위해 새로운 형태의 시험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