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주로 피 빠는 '지카 모기'…흰줄숲모기 방역 비상

입력 2016-05-01 15:44
질병관리본부 제공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흰줄숲모기(사진)’가 올해 처음 발견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는 1일 “흰줄숲모기는 대부분 야행성인 다른 모기와 달리 낮에 주로 ‘흡혈 활동’을 하는 만큼 야외활동이 많은 낮시간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흰줄숲모기는 몸 전체가 검은색이고 가슴과 등판 중앙, 다리 마디에 흰색 줄무늬가 있는 게 특징이다. 임신 중 뱃속 태아에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뿐 아니라 뎅기열, 치쿤구니아열 등도 전파한다.

겨울에 알로 월동한 뒤 3월말 알에서 깨어나 5월부터 성충 모기가 돼 늦가을까지 활동한다. 7~8월에 가장 많이 번식한다. 질병관리본부는 “낮에 활발히 피를 빨고 공격성도 강하다. 다리 등 땅과 가까운 신체부위를 주로 공격한다”고 설명했다.

흰줄숲모기는 숲과 숲 근처 주택가에 주로 서식한다. 나무구멍, 인공용기(유리병·플라스틱통), 폐타이어, 화분, 양동이, 캔, 막힌 배수로, 애완동물 물그릇 등 고인 물이 있는 곳에 산란한다. 화분이나 받침에 고인 물은 버리고 꽃병, 애완동물 식기의 물은 최소 1주일에 한 번씩 교체해야 한다. 빗물이 담길 수 있는 용기, 버려진 깡통 등은 없애거나 뒤집어 놓아야 한다.

야외활동을 할 때엔 밝은 색 긴 바지와 긴소매 옷, 품이 넓은 옷을 입고 바지 밑단은 신발이나 양말 속으로 접어 넣는 게 좋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1~2015년) 매년 2000여명이 말라리아, 일본뇌염 등 ‘모기 매개 감염병’ 진단을 받았다. 7월 진료 인원이 500여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4명 중 1명(24.8%)이 20대였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