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새누리당 첫 원내대표 자리에 도전하는 4선 의원인 나경원 유기준 정진석 등 3명의 최대 관심은 ‘오더(order·지시)’가 내려올지 여부다. 당선인의 과반이 친박(친박근혜)계로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에 의한 조직 투표가 이뤄질 경우 경선 결과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원내대표직에 도전한 한 후보는 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러 의원과 접촉한 결과 아직까지 (청와대 등의) 오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청와대에서 수차례 “당내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데다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도 원내대표 경선에 대해 “나는 완전히 손을 뗐다”고 천명한 이상 이번에는 오더 투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살 길을 찾아야 하는 친박계가 이번에도 조직 투표를 했다는 증거들이 나타날 경우 국민들의 마음이 여당을 완전히 떠날 수 있다는 지적도 오더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 중 하나다. 또 다른 후보 측은 “이번에도 친박이 뭉쳐 조직 투표를 한다면 당은 제대로 망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여전히 ‘최 의원이 미는 사람은 ○○○ 후보다’ ‘서청원 전 최고위원은 ○○○후보를 지원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친박계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호흡을 제대로 맞출 수 있는 인사를 원내사령탑에 앉히는 게 바로 책임지는 정치”라는 주장도 나온다.
각 후보 진영도 선택을 못하고 있는 상당수 초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3일 예정된 경선 하루 전이나 당일 오전 오더가 내려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이번 경선에서 계파 외에 지역별 ‘몰표’가 나올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출마선언을 한 정진석 당선인이 김종필 전 총재와의 인연을 강조한 것도 충청권 의원 표심을 겨냥한 것이다. 정 당선인은 최근 김 전 총재가 “유일한 적임자는 딱 하나 나경원”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누구나에게 좋은 덕담을 해 주시는 분”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與 원내대표 경선 '오더투표' 사라질까
입력 2016-05-01 1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