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36돌 맞아 다채로운 기념행사 열린다.

입력 2016-05-01 15:05
광주가 1980년 5·18민주화운동 이후 36번째 5월을 맞았다. 격동의 현대사를 대변하는 5·18은 불순분자의 내란·폭동에서 민주화운동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았지만 광주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5·18 36돌을 전후해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 대한 ‘5·18 교육’이 강화된다. 벽안의 목격자들은 그날을 증언하기 위해 광주를 찾는다. 현장의 참상을 전 세계에 가장 먼저 알린 독일 언론인 묘지도 망월동 구 묘역에 조성된다.

지난달 출범식을 가진 제36주년 5·18기념행사위는 “올해 기념행사에 청소년 참여를 확대하고 당시 금남로를 누볐던 외신기자들을 처음 초대했다”고 1일 밝혔다. 2014년에 이어 지난해 민중가요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논란에 따라 반쪽 행사로 열렸던 5·18기념식은 정상적으로 치를 계획이다. 올해 기념행사 주제는 ‘광주, 기억을 잇다 평화를 품다’로 정했다.

5·18기념행사위는 이날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추모 리본 달기’를 시작으로 오는 28일까지 광주·전남지역에서 다양하게 개최된다고 밝혔다.

행사위는 5월 한 달간 초중고 계기수업을 통해 미래세대가 5·18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계기수업에는 계엄군에 봉쇄된 광주 지도를 보드로 삼아 당시 시민군 본부인 옛 전남도청에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주사위 보드게임이 활용된다.

5·18 당시 생생한 취재경험을 듣기 위한 외신기자 초청행사도 마련된다. 브래들리 마틴(더 볼티모어 선), 도널드 커크(시카고트리뷴), 노만 쇼프(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 팀 셔록(저널오브커머스) 등 4명의 미국 언론인들이 36년 만에 다시 현장에 오는 것이다.

이들은 오는 16일 오후 금남로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시민과 대화시간을 갖는다.

이어 18일에는 옛 전남도청 임시 기자실에서 대학생들과 함께 ‘광주의 하루’를 지켜보며 취재한다. 국립5·18민주묘지의 2002년 국립묘지 승격 이전까지 5월 희생자들이 안장된 망월동 구 묘역에는 지난 1월 타계한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씨를 추모하는 정원이 조성된다. 목숨을 걸고 5·18의 참상을 영상은 독일 언론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씨를 기리는 정원은 20여년 만에 다시 쌓은 5·18 추모돌탑 옆에 만들어진다. ‘광주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긴 그를 기리는 표지석과 함께 2005년 직접 5·18기념재단에 맡겼던 손톱과 머리카락 등을 무등산 분청사기 함에 담아 표지석 아래 안장한다.

5·18기념재단은 16일 공식 추모식에 고 힌츠페터씨의 부인 프람스티트 에렐트라우트(79)씨와 36년 만에 광주에 온 당시 미국 특파원 4명도 참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힌츠페터씨는 5·18 당시 독일 제1공영방송 ARD-NDR의 일본 특파원으로 광주의 참상을 현장에서 취재해 전 세계에 전파했다. 그가 계엄군의 감시망을 뚫고 기록한 영상 자료는 군부독재의 과잉진압과 폭압을 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는 지난 1월 25일(현지시각) 독일 북부의 라체부르크에서 투병 끝에 향년 79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5·18기념재단은 이밖에 18일 당일 5·18 제36주년 공식 기념식과 20일 차량시위 재현, 27일 부활제 등 각종 추모·기념행사가 잇따라 열린다고 덧붙였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올해는 그날을 목격한 당시 외국 언론인들과 청소년,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뜻깊은 5·18기념행사가 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