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2탄은 '사랑할 용기'… 기시미 이치로 인터뷰

입력 2016-05-01 11:12 수정 2016-05-01 13:39

‘미움받을 용기 2’(인플루엔셜) 출간에 맞춰 저자 기시미 이치로(60)씨가 한국을 찾아왔다. 지난해 국내에서 ‘51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교보문고 집계), ‘100만부 돌파’ 등의 기록을 세우며 아들러 심리학 열풍을 일으킨 ‘미움받을 용기’ 후속편이다.

기시미씨는 지난 달 30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독자 강연회를 기자와 만나 “젊은이들의 처지야 어디나 비슷하겠지만 한국 젊은이들이 일본 젊은이들에 비해 더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것 같다”면서 “자기 인생을 걸어가고 싶은데 역풍이 너무 세니까, 미움을 받아도 괜찮으니 자기 인생을 살아가라고 말하는 ‘미움받을 용기’가 마음에 와 닿은 것 같다”고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그는 또 “‘용기’라는 말에 의아함이나 이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수 있다. 그런데 익숙하지 않은 말이기 때문에 머리 속에 깊이 박히게 된다”며 책제목을 인기의 한 요인으로 거론했다.

“2권의 일본어판 원제목이 ‘행복해질 용기’인데, ‘행복해지는데 왜 용기가 필요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행복’과 ‘용기’라는 말을 번갈아 보면서 ‘둘이 도대체 어떤 관계가 있지?’ 궁금해질 수도 있다. 그런 순간 이미 독자와 책의 대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는 “용기라는 말은 원래 행위에 대해서 사용하는 말이다. 그런데 미움을 받는다든가 행복해진다든가 하는 건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미움이나 행복에 용기가 어떻게 연결된다는 것인지 천천히 이해해가는 과정이 중요하고, 그 과정 자체가 철학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움받을 용기’ 2권은 일본에서 지난 2월 출간돼 한 달 만에 32만부가 판매됐다. 서점가 선주문만으로 12만부가 팔렸다. 2권은 본래 예정에 없었던 책이지만 전작의 인기가 워낙 대단해 11개월 만에 제작됐다.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라는 책의 형식은 1권과 동일하다.

“모든 기쁨도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사랑하며 사는 인생을 선택하라” 등이 2권의 핵심 주제를 이룬다. 메시지가 1권과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기시미씨는 “인간관계에 너무 매몰되지 말라는 얘기가 마치 인간관계를 포기하고 혼자 살라는 식으로 잘못 전달될 수도 있다”면서 “아들러 심리학은 인간관계를 다루는 것이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지 다루는 것이다. 아들러는 인간관계를 회피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이어져 있다고 생각했고, 타인과 떨어진 나라는 존재는 없다며 ‘공동체 감각’을 강조했다”고 답변했다.

2권에서는 아들러의 교육론과 사랑론이 본격적으로 소개된다. 기시미씨는 “아들러는 사랑은 빠지는 것이 아니라 선택이라고 말한다. 운명적인 사랑은 없다고 했고, 사랑은 쌓아가는 것이라고 봤다”며 “사랑할 용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대가 내 사랑을 받아주지 않을까봐 미리 포기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 사람한테 사랑을 못 받아도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내 사랑을 받아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상대방이 나를 인정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아닌 것이다. 포기하지 말고 조금 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기시미씨는 독자들에게 책을 읽고 나서도 책에 나오는 철학자와 계속 대화를 이어나가라고 주문했다.

“아들러는 성공은 인생의 목표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런 생각을 특히 젊은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어떻게 걸어가야 될 것인지, 행복이란 무엇인지, 자판기에서 캔이 나오듯 쉽게 대답이 나오는 건 아니다. 지금 시대 젊은이들은 너무 쉽게 답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 책을 읽고 나서도 계속해서 이런 질문을 해나갔으면 좋겠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