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반정부 시위대, 의회까지 점령…위기 최고조

입력 2016-05-01 04:19
이라크 국기. 위키피디아 출처

이라크 반정부 시위대가 이라크 의회를 점거하면서 이라크 내 정치 위기가 극에 달했다.

AP통신은 이라크 반정부 시위대가 30일(현지시간) 바그다드 그린존의 차단벽을 무너트리고 그린존 내의 이라크 의회로 난입해 점거했다고 보도했다. 한 달 넘게 계속돼온 이라크의 정치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것이다.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지지하는 시위대는 지난 수개월 간 이라크의 부패를 개혁하고 비효율적인 정치 시스템을 개혁할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계속해왔다. 이라크는 현재 시아파와 수니파, 쿠르드족 등 3개 세력의 대립 속에 부패가 만연하고 공공 서비스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몇 달 째 이어지고 있는 정치 위기 때문에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 위기에도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 경찰은 한때 시위대를 향해 최루 가스를 발사하기도 했지만 시위대는 계속 그린존 안으로 몰려들었다. 시위대는 의회를 점거하고 정부의 해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라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시위대가 달아나는 의원을 폭행하거나 주차된 의원들의 차를 부수는 장면들도 게재됐다. 이라크 경찰은 그린존으로 이르는 검문소를 폐쇄하는 등 그린존으로의 시위대 접근을 막으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날 이라크 주재 유엔 대표부는 시위대의 의회 점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