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펄램 갤러리에서 설치작가 강서경(38)의 개인전이 5월 27일까지 열린다. 홍콩 펄램 갤러리(Pearl Lam Galleries)에서 한국 작가 전시가 개최되는 것은 처음이다. 리만머핀 등 유명갤러리가 모여 있는 페더빌딩 6층에 있는 펄램 갤러리는 홍콩 사교계의 여왕으로 불리는 홍콩 부동산 재벌 고(故) 린바이신 회장의 딸인 펄램이 운영한다.
강서경은 ‘발 과 달(Foot and Moon·月亮之足)’을 타이틀로 개인을 둘러싼 환경속의 예민한 불균형적 요소들을 고전의 서사와 접목한 특유의 회화, 영상, 설치의 작업을 선보인다. 지난해 서울 시청각에서 열었던 전시와 같은 타이틀로 가장 낮은 곳, 바닥에 맞닿은 ‘발’과 가장 멀리 떠 있는 곳을 시적으로 은유하는 ‘달’은 추상적인 시야를 의미한다.
이화여대에서 동양화과, 영국 왕립예술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정(井) 연작을 진행하고 있다. 악보를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와 이의 결합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움을 시리즈의 주요 주제로 한다. ‘정간보’는 조선 세종 시기에 창안된 것으로, 우물 정(井) 모양의 사각형 하나를 1박으로 하는데 하나의 정간에는 음의 높낮이와 길이, 연주자의 움직임 등이 복합적으로 표현된다.
작가는 사각형 안에 음악의 모든 것을 기재한 형식을, 시각언어의 평면공간으로 옮겨 넣는 작업을 시도했다. 불안정하고 불안한 것들이 서로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조화를 쌓아가는 작업을 하는 작가는 회화와 설치작업을 통해 균형의 지점으로 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사교계 여왕 딸이 운영하는 홍콩 펄램 갤러리 한국작가 첫 초대전 강서경 ‘발과 달’
입력 2016-04-30 1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