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직후부터 줄곧 거짓 해명...경찰, "이창명 음주운전 했다"

입력 2016-04-28 19:00
개그맨 이창명씨가 지난 21일 경찰 조사가 끝나자 취재진에게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개그맨 이창명(46)씨가 사고 당시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경찰이 보강수사에 나섰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씨의 통화내역과 사고 전후 행적을 바탕으로 이씨가 사고 당시 술을 마시고 운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사고 당시 이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6%라고 추정했다. 위드마크 공식은 사고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나 운전자의 음주여부를 측정할 수 없거나 한계 수치 이하일 때 음주운전 당시의 혈줄 알코올 농도를 역산하는 방식이다.

이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18분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교차로에서 신호등을 들이받고 사고 차량을 둔 채 달아난 뒤 잠적했다. 이씨는 다음날 오후 8시쯤 나타나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음주 측정을 피하기 위해 잠적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의 음주 측정과 채혈 결과에서도 음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의 행적을 추적한 결과 이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20일 오후 6시부터 약 4시간 동안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지인 5명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술을 주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줄곧 거짓 해명을 내놓았다. 사고 직후인 20일 오후 11시49분쯤 이씨는 경찰과의 전화 통화에서 “사고 차량은 모르는 차량”이라고 말했다. 16분 뒤 이뤄진 두 번째 통화에서는 “후배가 운전을 한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는 전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를 수습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씨의 휴대전화 전원은 21일 오전1시59분쯤 꺼졌다.

경찰은 이씨의 음주 여부를 보강 수사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