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겐 일생에 한 번 체험이지만, 코끼리에게는 일생의 고통입니다”

입력 2016-04-29 00:01 수정 2016-04-29 00:01
캄보디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 코스는 앙코르와트 사원 견학과 ‘코끼리 탑승 체험’이다. 그런데 최근 한 코끼리의 죽음을 계기로 이런 코끼리 탑승 체험을 없애자는 목소리가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삼보’란 이름의 암컷 코끼리가 관광객들을 태우고 나서 얼마 있다가 돌연 거리에 쓰러져 숨을 거뒀다. 올해 40~45세 사이로 추정되는 삼보는 이날 화씨 100도(섭씨로는 약 38도)의 찜통 더위 속에서 약 45분가량을 관광객들을 태웠다. 부검 결과 사인은 고온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고혈압에 의한 심장마비였다.

삼보는 오안 키리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앙코르코끼리주식회사 소속이다. 이 회사에는 삼보 외에도 8마리의 코끼리를 관광객들에게 탑승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들은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아침에 2시간30분, 오후에 2시간가량을 관광객들을 태우고 움직인다.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시엠립 지역은 코끼리 탑승 체험을 비롯한 관광 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무기력하게 쓰러져 숨진 삼보의 사진이 페이스북을 통해 확산되면서 온라인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Change.org)’에서는 비정한 ‘코끼리 탑승 관행’을 없애자는 청원이 등록됐다. 원을 등록한 동물보호단체 측은 “당신에게 ‘일생에 한 번 있는’ 코끼리 탑승 체험이 동물에게는 일생의 고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28일 오후 현재까지 5만8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청원에 동참했다.
https://www.change.org/p/apsara-authority-end-elephant-riding-at-angkor-siem-reap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