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어디까지 커질까

입력 2016-04-28 14:56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페이스북 개발자 콘퍼런스 F8에서 증강현실(AR) 안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뉴시스

페이스북은 어디까지 성장할까. 경쟁사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나아가 애플까지 허덕이는 상황에서 페이스북의 기세가 무섭다. 모바일 사업으로의 발 빠른 전환과 10년 안에 세계인을 연결하겠다는 포부를 바탕으로 한 페이스북의 도약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은 27일(현지시간) 지난 1분기 매출 53억8000만 달러(약 6조2000억원), 순이익 15억1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52%, 순이익은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용자 수도 대폭 늘고 있다. 3월 말 기준으로 페이스북의 월간이용자수(MAU)는 16억5000만명에 달했다. 1년 전(14억4000만명)보다 약 2억명 늘어난 규모다. 일간 활동 사용자(DAU)는 10억9000만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6% 증가했다.

페이스북의 화려한 실적은 구글과 트위터, MS와는 확연히 구별된다.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구글의 경우 매출은 지난해보다 17%, 영업이익은 20% 늘었지만 주력 사업인 구글 광고의 ‘클릭 당 단가’가 지난해보다 9%나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았다. MS는 지난 1분기 매출 205억3100만달러(약 23조4700억원), 영업이익 52억8300만달러(약 6조400억원)를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 20% 감소했다. 전 세계 PC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MS의 핵심 사업인 운영체제(OS) ‘윈도’의 매출이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하루 전 실적을 발표한 애플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는 역성장 추세를 나타냈다. 트위터의 경우 1분기 매출은 5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늘었으나 순손실액이 8000만 달러에 달해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인텔도 PC 수요 감소로 1만2000 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고전하는 모양새다.

이유는 뭘까. 광고 매출의 성장 덕이 컸다. 페이스북의 1분기 광고 매출은 52억 달러(한화 약 5조9748억원)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으며, 특히 모바일 광고 매출은 42억 달러로 같은 기간 75% 늘었다. 모바일 광고가 전체 광고의 82%를 차지했다.

광고의 ‘승리’는 페이스북이 적극적인 모바일 전략을 추진한 덕분이다. 페이스북은 2013년부터 적극적으로 모바일을 육성했다. 지난 1월 시작한 라이브 비디오 서비스도 한몫했다. 휴대전화로 현장 비디오를 찍어 페이스북에 포스팅하면 친구와 가족은 물론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생중계할 수 있는 서비스다.

2012년 페이스북이 인수한 ‘인스타그램’의 인기도 무섭다. 전세계 4억명 이상이 이용하는 인스타그램은 트위터처럼 글을 써서 올리는 대신 사진만 올려도 되는 간단함이 특징이다.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메신저, 인스타그램 등 자사의 플랫폼에 사용자들이 머무는 시간이 1인당 평균 50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왓츠앱 사용시간은 포함하지 않았는데도 2014년 6월 평균 40분에서 10분 가량 늘어난 것이다.

페이스북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드론, 위성, 레이저 기술 등을 동원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인터넷에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통신 인프라가 열악한 개발도상국에 무료 인터넷을 제공하는 ‘프리 베이직’ 프로그램도 가동 중이다. 향후 3년간 현재 페이스북 생태계를 강화하고 5년 내에는 메신저, 와츠앱, 비디오, 검색, 그룹, 인스타그램 같은 차세대 플랫폼의 역량을 높이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이 아닌 IT 기업의 성과가 놀랍다”며 “안주하지 않고 창조적 혁신을 진행하는 한 페이스북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