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싱크홀 참사 막은 중국 교통 보조원 "내 할일 했을 뿐" 네티즌들 "월급 올려야"

입력 2016-04-28 13:30
지난 2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 교통 보조원으로 일하는 리원치씨가 빠른 판단으로 교통을 통제하면서 대형 참사를 막았다. 출처=차이나데일리

단 몇 분 뒤에 발생할 싱크홀 대형 참사를 막은 중국의 교통 보조원이 스타로 떠올랐다.

저장성 항저우에서 교통 경찰 보조원으로 일하는 리원치(40)씨는 지난 21일 오후 퇴근 러시아워를 앞두고 교차로에서 교통정리를 하다 도로 위에서 작은 균열을 발견했다. 뭔가 위험을 감지한 리씨는 즉시 교통을 통제하고 차들이 우회하도록 했다. 3분 뒤 균열이 점점 커지더니 넓이 20㎡에 깊이 2m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차 3대를 순식간에 삼킬 수 있는 규모다. 리씨의 순간적인 판단으로 대형 참사를 막은 것이다.

당시 리씨의 행동과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리씨는 유명 인사가 됐다. 특히 미국 CNN이 페이스북에 올린 리씨의 동영상은 36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항저우시는 27일 리씨를 모범 시민상 후보에 올렸다. 리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할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랴오닝성 출신의 리씨는 지난해부터 항저우시 교통 보조원으로 일하고 있다. 항저우시에는 1300여명의 교통경찰과 1800여명의 교통 보조원이 있다. 리씨는 하루 10시간씩 일하고 월급으로 2000위안(약 35만원)을 받는다. 정규직 교통경찰의 월급은 8300위안(약 146만원)이다. 차이나데일리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리씨와 같은 보조원들의 수입이 교통경찰과 더 가까워져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