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홍 한국화랑협회 회장 “천경자 미인도 위조 권춘식씨 협회 압력 주장은 사실무근”

입력 2016-04-28 11:05
박우홍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2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위조했다고 주장한 권춘식씨에게 압력을 넣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며칠 전에 권씨와 통화를 한 적이 있는데 임직순 화백의 작품에 대한 얘기를 하다 천 화백의 ‘미인도’를 거론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권씨가 ‘미인도’를 직접 본 적이 없는데 몇 호 정도 되느냐고 묻기에 나도 직접 본 적은 없는데 4호 정도 된다고 했다”며 “권씨 자신은 4호짜리 그림을 그리지 않고 ‘미인도’도 그린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진술서에는 화랑협회 측의 압력에 못 이겨 자신이 그리지 않았다고 했다가 다시 진술을 번복하는 걸 보니 어이가 없다는 것이다.

권씨는 25일 ‘위작 미인도 폐기와 작가 인권 옹호를 위한 공동 변호인단’ 앞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 보관된 미인도는 내가 그린 것이라는 의견에 변함이 없다. 화랑협회 관계자들의 강권에 압박을 느껴 말을 번복한 것”이라는 진술서를 제출했다.

천 화백 유족 측에 건넨 진술서에서 권씨는 “91년 미인도 사건 발생 당시 국립현대미술관 측의 감정위원으로 참여했던 A씨가 저에게 전화해 ‘진술을 번복하라. 착오였다고 하면 간단하다’고 회유했다”고 적었다. 또 “현 화랑협회 고위 관계자도 전화를 해 ‘현대미술관의 원본 그림도 직접 본 적이 없지 않느냐. 착오였다고 해라’고 했다”고 했다.

권씨는 지난달 초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그린 그림이 아니며 1999년 당시 검찰 수사 과정에서 미인도 위작 여부 확인을 요구받았을 때 수사에 협조하면 감형받을 수 있을까 싶어 시인했고 여러 위작을 만들어 확신이 없는 가운데 그렇게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