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브루크너 페스티벌, 올해 주빈국은 한국

입력 2016-04-28 01:22
브루크너 페스티벌이 열리는 메인 극장인 브루크너 하우스의 외관.
브루크너 페스티벌의 총감독 한스 요아힘 프라이. SBU&파트너 제공
오스트리아 북부 도시 린츠는 유서 깊은 공업도시다. 빈, 그라츠에 이어 오스트리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로 음악적으로는 안톤 브루크너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린츠는 1974년 최첨단 콘서트홀인 ‘브루크너 하우스’를 지은 뒤 매년 가을 ‘브루크너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브루크너 페스티벌은 우리나라에선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럽에선 인지도 있는 음악축제 가운데 하나다. 오스트리아 대통령이 매년 개막식에 직접 참석할 정도다. 매년 9∼10월에 걸쳐 브루크너 하우스를 비롯해 주변 극장에서 40여 개 공연이 열린다.

브루크너 페스티벌은 문화 교류 확대를 위해 2014년부터 특정 국가의 음악가 또는 단체를 집중 소개하는 ‘주빈국’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첫해 러시아를 시작으로 미국, 중국에 이어 올해 네 번째로 한국이 선정됐다. 이에 따라 KBS교향악단, 수원시립교향악단, 국립합창단 등 6개 한국 예술단체 단체 소속 500여 명이 초청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9월 17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전야제 공연에 이어 18일 지휘자 요엘 레비가 이끄는 KBS교향악단이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함께 개막공연을 장식한다. 이튿날인 19일 김대진 지휘의 수원시립교향악단이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올라 킴을 협연자로 맞아 연주를 하며, 25일엔 이화여대 교수인 김원의 피아노 리사이틀과 국립합창단의 공연이 이어진다. 10월 10일에는 울산시립무용단이 출연하고, 10월 29일 폐막식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오스트리아 대사 시절 만든 한국과 오스트리아 학생 연합 오케스트라인 한·오 필하모닉이 연주한다. 이에 앞서 10월 7일에는 정명훈이 지휘하는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공연도 예정돼 있다.

이화여대 초빙교수이기도 한 한스 요아힘 프라이 브루크너 페스티벌 총감독은 27일 국민일보와 만나 “15년 전부터 개인적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으면서 한국 출신의 훌륭한 음악가와 오케스트라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며 “특히 오스트리아에서 한국 출신 음악가들이 양국 간 가교가 필요하다는 점을 매우 강조해 이번에 주빈국으로 초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브루크너 페스티벌은 관광객이 아니라 린츠와 인근 주민들이 찾는 축제다. 오스트리아는 4명 가운데 1명이 클래식 공연을 정기적으로 보러다닐 만큼 음악에 관심이 높다. 이번 브루크너 페스티벌을 계기로 한국 아티스트들이 오스트리아 많이 소개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