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알면서도 속였다? ‘일본에선 타행법 써야’ 명기해놓고도 미국식 방법 채택

입력 2016-04-27 16:05
연비 실험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15년 전인 2001년 자사 측정 방식이 위법이라는 것을 파악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미쓰비시차가 2001년 1월 법령에 정해진 연비측정 방법과 자사가 별도로 사용한 방법을 놓고 비교실험한 사실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국토교통성은 미쓰비시차가 법령과 다른 방법으로 실험을 계속해 온 것이 도로운송차량법 위반인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사의 아이카와 테츠로 사장이 26일 교통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아이카와 사장은 자사의 연비 조작이 1991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내부 조사 결과 밝혀졌다고 말했다. AP뉴시스


자동차업체들은 주행실험을 하면서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 공기 저항 등 ‘주행저항치’를 측정해 연비를 산출한다. 일본 도로운송차량법은 ‘타행법’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미쓰비시차는 25년 전인 1991년부터 미국식인 ‘고속타행법’을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고속타행법은 타행법보다 간단해 시험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행저항치와의 관계는 불명확하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미쓰비시차는 2001년 법령에 정해진 타행법과 고속타행법을 놓고 비교시험을 했지만, 그 결과 주행저항치에서 큰 차이는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차는 2007년에는 사내 매뉴얼을 개정해 “국내에서 올바른 주행시험 방법은 타행법”이라는 점을 명기해놓고도 계속해서 고속타행법을 채택했다고 닛케이는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