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실 수색…수술한 손 붕대 안에 흉기 숨긴 살인 피의자

입력 2016-04-27 11:32
사진=뉴시스

서울 송파경찰서 유치장에서 흉기를 지니고 있던 살인 피의자가 손에 감아둔 붕대 속에 흉기를 숨기고 있었던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그는 범행 과정에서 부상을 입어 손을 수술한 후 반깁스를 한 채 붕대를 감고 있었다.

살인 피의자 한모(31)씨는 지난 19일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범행 다음날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당시 한씨는 손에 부상을 입었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뒤 21일 오후 9시37분쯤 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다.

경찰은 한씨를 입감하면서 전신 탈의를 하게 한 뒤 정밀수색을 했지만 흉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금속 탐지기로 수색을 할 당시 경고음이 울렸지만 경찰은 라이터만 압수하고 한씨를 그대로 유치장에 들여보냈다. 경찰이 유치인 수색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씨는 숨겨 들여간 흉기를 유치장 안 모포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한다.

한씨가 흉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같은 유치장에 입감돼 있던 A씨에 의해 26일에서야 발견됐다. 한씨가 A씨에게 흉기를 보여주며 “이걸로 쑤시면 죽는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한씨의 손에는 길이 23㎝(칼날 길이 12.6㎝) 과도가 들려 있었다. 위협을 느낀 한씨는 경찰에게 이를 알렸고, 경찰은 곧 한씨가 모포 속에 숨겨둔 흉기를 빼앗았다. A씨와 다른 유치인은 한씨와 분리된 다른 방으로 옮겨졌다.

경찰 관계자는 “한씨가 검거될 때부터 흉기를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자살하기 위해 흉기를 가져왔다고 했지만 진술이 번복될 가능성이 있어 추가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한씨를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었지만 추가 조사를 위해 일정을 미뤘다. 유치장 관리 직원들을 상대로는 진상 조사를 한 후 징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