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일 시네마천국 - 전북 '작은영화관' 흥행몰이

입력 2016-04-27 10:56
전북 장수군 장수읍 한누리로에 있는 영화관 ‘한누리시네마’에 26일 밤 편한 옷을 입은 주민들이 두세 명씩 들어왔다. 이들은 영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를 보며 스크린에 빠져 들었다. 이 곳은 2010년 11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작은영화관’. 36석인 1관과 54석인 2관으로 구성된 이 영화관은 다른 영화관과 동시에 개봉영화를 상영한다. 하루 한번만이 아니라 10번의 상영이 이루어진다. 요금은 연령 구분 없이 5000원이다. 장수지역을 문화1번지로 만든 이 영화관은 이후 전국에 이 같은 영화관이 들어서게 하는 모델이 됐다.

전북도에서 뿌리내린 ‘작은영화관’이 농어촌지역 주민들의 문화 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작은영화관은 도내에서 장수를 비롯 김제와 완주, 진안, 무주, 임실, 순창, 고창, 부안 등 9곳에 들어서 있다. 지난해까지 연달아 개관한 영화관은 날마다 관람객을 불러 모으며 주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 영화관 누적 관람객은 2013년 6만 9000여명에서 2014년 26만 명, 2015년 44만 9000여명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3월말 기준 12만 7000명이 입장해 지난해 같은 기간 9만 4000명에 비해 35%가 증가했다.

작은영화관은 100석 내외 규모로 국내외 개봉작을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연중무휴 상영한다. 장수 한누리시네마의 경우 현재 ‘헌츠맨-윈터스 워’를 비롯 ‘해어화’ ‘시간이탈자’ ‘4등’ ‘위대한 소원’ 등이 상영되고 있다. 그야말로 ‘365일간 시네마천국’을 펼치며 흥행몰이를 하는 셈이다.

작은영화관 덕분에 영화관람 기회가 적었던 시골 주민들의 문화생활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민들은 마실하듯 편안한 복장으로 신작 영화를 감상할 뿐 아니라 영화관을 문화행사 등 각종 정보를 교류하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이 같은 호응에 힘입어 현재 영화·영상 제작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민 시네마스쿨’을 운영 중”이라며 “앞으로도 농어촌지역 주민들이 영상 문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