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구마모토현 지진 피해지원이 한창인 25일, 미군 기지가 위치한 나가사키현 사세보의 총감부 작전실은 바빴다. 작전실 앞 대형스크린에는 구마모토현 재해 지역과 함정과 자위대원 파견 상황이 나타나 있었다.
화면에는 미군의 최신예 다목적 수직이착륙 수송기 ‘오스프리’도 있었다. 일본의 신형 헬기탑재 호위함 ‘휴우가’ 는 미군 기지 소속의 강습상륙함 보놈리차드의 병력 10명을 실어 날랐다.
일본 자위대와 미군이 구마모토현 지진을 계기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일간 나가사키신문은 27일 전문가를 인용해 구마모토현 인근에 위치한 사세보 미군기지가 군사거점으로서의 역할이 강해졌다고 전했다.
일본 재난 지원에 오스프리가 투입된 건 최초다. NHK방송에 따르면 필리핀에 주둔 중이던 미 해병대의 신형 수송기 오스프리 4대는 오키나와의 후텐마 기지를 거쳐 야마구치현 이와쿠니 기지로 이동했다.
이에 대해 군사평론가 마에다 노리오(77)는 나가사키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난구호 과정에서 새로운 미 일 방위 협력 가이드 라인이 생겼다”고 평했다. 이어 “미군과 자위대 사이 군사 협력이 제시된 첫 사례”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나아가 이번 지진 구호활동을 계기로 중국과의 영토분쟁 지영인 동중국해 인근에 군사적 무게중심을 더 싣을 것으로 보인다. 노리오는 “사세보는 (동중국해에 인접한) 난세이 제도와도 가깝기 때문에 앞으로도 군사 거점으로서의 지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