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홍영표 “영남 9석, 호남 패배 상쇄하는 큰 성과”…‘문재인’으로 안 된다는 호남민심 정면 반박

입력 2016-04-27 10:33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4·13 총선 결과를 “우리가 영남지역에서 9석을 하지 않았느냐”며 “호남 지역의 패배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호남민심이 문재인 전 대표에게 돌아서서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는 주장에 정면 반박한 것이다.

홍 의원은 27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호남에서의 패배가 너무 아프다”면서도 “수도권의 압승, 그리고 영남과 중부지방에서의 큰 성공을 우리가 높이 평가해야한다”고 했다. 이어 “호남에서 패배했다는 것 때문에 그런 성과들을 평가하지 못하고, 다른 지역의 유권자들의 선택을 우리가 무시하면 안 된다”고 했다. 비록 문 전 대표가 호남에서 지지받지 못했지만 다른 지역에서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대선주자로 뛸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의 발언은 문 전 대표의 ‘광주선언’을 정면으로 뒤집는 내용이라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총선 전인 지난 8일 광주를 방문해 호남의 지지가 없다면 대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호남참패 이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적인 친노(친노무현) 인사로 분류되는 홍 의원이 호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선거결과를 이유로 문 전 대표를 비호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홍 의원은 전당대회 연기를 통한 ‘김종인 체제 연장’에도 반대의사를 밝혔다. 그는 “총선이 끝나면 당연히 전당대회를 통해서 새로운 지도부를 탄생시킨다는 것이 당내에서 이미 컨센서스로 만들어져 있다”며 “당연한 일을 여러 가지 이유와 핑계를 대면서 연장을 하자는 것은 당 내에서 또 다른 갈등과 분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김종인 대표가) 꼭 당대표를 해야 뭘 하겠다, 이런 생각이 있다면 당에서 결정된 규정대로 경선을 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