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청사 이전 문제가 기초단체 간 갈등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청사 이전이 공론화 될 경우 이전을 반대하는 중구와 이전을 환영하는 북구 사이에 진통이 예상된다.
27일 대구시의회 등에 따르면 최근 곽상도 국회의원(대구 중·남구)과 류규하 대구시의원, 중구 주민협의회 관계자 등이 만나 시청사 이전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중구는 시청사 이전에 반대하며, 시청사 이전을 막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에 뜻을 모았다.
류규하 의원은 “시청사를 이전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며 “중구 주민들 중에 진위 파악을 위해 대구시장과 면담하자는 사람들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중구가 발끈한 것은 대구시가 시청사를 옛 경북도청 자리로 완전히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현재 대구시청사 공간 부족으로 시청사 인근 빌딩 등에 별관을 두고 있다. 별관에서 근무하는 인원이 대구시 전체 공무원의 절반에 가까운 700여명에 이른다. 이에 최근 흩어져 있던 시청 별관을 옛 경북도청으로 임시 이전하기로 확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옛 경북도청 자리에 신청사를 신축해 대구시청 전체를 옮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옛 경북도청 자리 관할 기초단체인 북구는 시청사 움직임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이전부터 시청사 이전을 위한 단체가 만들어졌고, 이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원 등이 이전을 적극 옹호하고 있다.
이에 대구시는 오는 6~7월쯤 열리는 시민원탁회의에 이 문제를 올려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볼 예정이다. 대구시 고위 관계자들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이전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가 남아 있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다” 등의 말을 하며 아직까지는 이전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하지만 대구시가 이전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결론을 내지 않고 기초단체, 시민들의 의견에 따르겠다며 확정을 미룰 경우 기초단체 간 갈등이 고조될 우려도 있다.
대구시의 경우 중구에 위치한 동물원 이전을 2010년부터 추진했지만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지 않아 동물원 유치를 희망하는 수성구와 달성군의 갈등만 키운 전력이 있다. 대구=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대구시청사 이전 문제, 기초단체 간 갈등 조짐
입력 2016-04-27 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