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에서 즐기는 풍류 '고궁에서 우리음악 듣기'

입력 2016-04-26 22:15
26일 창덕궁 후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리 선보인 궁중무용 '검무'.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제공
26일 창덕궁 후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리 선보인 소리꾼 유태평양의 창작판소리 '가지가 나무를 그리워하듯-정조의 사부곡' 공연.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제공
고즈넉한 궁궐에서 우리 가락을 듣는 경험은 특별하다. 연주자 역시 국내 최고 수준의 단체와 명인들이라 감동의 깊이도 배가 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의 ‘고궁에서 우리음악 듣기’가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있는 이유다. 원래 전통예술 활용 관광자원화 사업으로 만들어졌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예약 신청을 받는 날이면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다.

올해 8회째를 맞는 ‘고궁에서 우리음악 듣기’는 5월 14일부터 10월 16일까지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등 4개 고궁과 종묘에서 무료로 열린다. 올해는 전체 공연 횟수를 10회 늘리는 한편 국악 외에 연극과 문학, 역사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한 프로그램들을 적극적으로 시도한 것이 눈에 띈다.

먼저 경복궁에서는 5월 18∼22일, 9월 28일∼10월 2일 야간개방 기간 매일 저녁 8시에 ‘경복궁 음악회’를 연다. 국립국악원이 연주하는 수제천과 대취타 등 대규모 궁중음악과 함께 정조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배우 남성진이 정조로 등장한다.

창덕궁에서는 5월 15일∼6월 12일, 9월 4일∼10월 16일 매주 일요일 오전 9시 후원을 산책하며 음악과 인문학 해설을 듣는 ‘창덕궁 산책’이 준비돼 있다. 올해는 셰익스피어 400주기를 맞아 ‘햄릿, 정조와 함께 걷다’라는 주제로 죽은 아버지의 복수를 해야 했던 두 남자, 정조와 햄릿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같은 기간 오전 11시에는 관객들이 혜경궁 홍씨가 되어 영조와 사도세자 중 한 사람을 선택한 뒤 각기 다른 음악과 이야기를 만나는 역사체험 공연이 이어진다.

덕수궁에서는 6월 10∼19일, 9월 4일∼10월 16일 매주 금·토·일요일 오후 7시30분 가족 관객들을 위한 ‘동화음악회’가 열린다. 대형 스크린에서 동화 애니메이션이 상영되는 가운데 창작국악을 연주하는 공연이다.

창경궁에서는 8월 6∼27일 매주 토요일 오전 7시30분 전통음악 마니아를 위해 영산회상 한바탕을 연주하는 ‘창경궁 음악회’가 열린다. 그리고 종묘에서는 5월 14일∼6월 4일, 9월 17일∼10월 15일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이자 유네스코 등재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인 종묘제례악을 쉬운 해설과 함께 만나는 ‘이야기가 있는 종묘제례악’ 공연이 펼쳐진다. 종묘제례악을 만든 세종의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풀어냈다.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고궁에서 우리음악 듣기’ 홈페이지(www.gung.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02-580-3275).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