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7)이 자유형 200m에서 중반에 페이스를 잃어버리는 약점을 노출했다.
박태환은 26일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 겸 제88회 동아수영대회 남자 일반부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6초31로 1위를 차지했다. 1분46초31은 올 시즌 세계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박태환의 스승인 노민상 감독은 시즌 세계 1,2위 기록을 언급하며 “그 정도선까지 봤는데 세 번째(50~100m)에서 약간 (감을)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1위 기록은 제임스 가이(21·영국)가 세운 1분45초19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 금메달리스트인 하기노 고스케(22·일본)가 대표 선발전에서 기록한 1분45초50이 2위다.
그렇다면 박태환의 세부 기록은 1, 2위와 얼마나 차이가 날까. 박태환은 초반 50m를 25초12로 통과했다. 가이(24초50), 하기노(24초42)보다 0.6초 이상 뒤진다. 50~100m 구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가이가 26초50, 하기노가 27초19를 찍었는데, 박태환은 27초39를 기록했다. 반환점을 돈 순간 두 선수와 박태환의 격차는 1초 넘게 벌어졌다. 100~150m는 박태환이 27초21, 가이가 27초09, 하기노가 27초35로 세 선수가 비슷했다. 마지막 스퍼트에서 박태환은 두 선수에게 밀리지 않았다. 약물 적발에 따른 국제수영연맹(FINA)의 징계로 18개월 간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트레이드마크인 막판 질주는 여전했다.
박태환은 150~200m 구간을 26초59로 통과했다. 하기노의 26초54에 0.05초 밀릴 뿐 가이의 27초10보다는 오히려 앞섰다.
박태환은 장거리인 1500m를 소화한 지 하루 만에 자유형 200m 예선과 결승을 연거푸 소화했다. 페이스메이커가 없었다는 것도 불리한 요소다. 더욱이 박태환은 징계로 발이 묶인 탓에 1년 6개월가량 쉬었다.
노 감독은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올릴 수 있는 것은 박태환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올라온 자체만으로도 선수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박태환-가이-하기노 기록 비교(50m, 100m, 150m, 200m 순)
▲박태환-25초12, 52초51, 1분19초72, 1분46초31
▲가이-24초50, 51초00, 1분18초09, 1분45초19
▲하기노-24초42, 51초61, 1분18초96, 1분45초50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박태환 200m 레이스 중반 페이스 잃어
입력 2016-04-26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