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내내 제기된 ‘처칠 흉상’ 의혹을 7년여 만에 직접 해명했다.
문제가 된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흉상은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로부터 빌려왔다. 이 흉상은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 대통령 집무실에서 사라졌다. 당시 세간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직접 영국 대사관에 돌려보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언론에서는 이 조치가 처칠 수상이 상징하는 보수적 가치에서 벗어나겠다는 제스처인 것으로 해석했다. 일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에서는 이를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당시 백악관의 해명도 엇갈리는 바람에 의혹은 더 깊어져 갔다.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은 지난 22일 오바마 대통령의 영국 방문에 맞춰 이 문제를 다시 꺼내들었다. 존슨 시장은 일간 더선 기고를 통해 “(처칠 흉상을 없앤 건) 영국 식민지였던 케냐인의 자손이라 생긴 반감 때문”이라고 적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직접 해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해당 흉상을 영국에 돌려보낸 이유에 대해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나를 상징하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흉상이 공식 집무실에는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이를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어 백악관 보관실에 있던 다른 처칠 흉상을 2층 개인 집무실에 놓았다며 “처칠을 정말 좋아한다”고 해명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