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혹시나했지만 역시나” 혹평

입력 2016-04-26 17:11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가진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 대해 여야는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새누리당은 여소야대(與小野大)에다 3당 체제로 바뀐 정치권과의 소통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환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혹시나했지만 역시나”라며 혹평했고, 국민의당은 “말이 아니라 실천에 나서라”며 국정기조의 대전환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의 뜻을 듣고 헤아려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난제들을 풀어나가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보 위기와 경기 불황을 언급하면서 “새누리당은 사즉생의 각오로 정부, 야당과 협력해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보조를 맞췄다.

계파 간 미묘한 시각차는 있었다. 한 친박(친박근혜) 의원은 “국회 상황이 달라진 만큼 임기 후반 국정 운영을 우려하는 측면이 있었는데 박 대통령이 이를 불식시키려는 여러 방안을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박(비박근혜)계 한 의원은 “박 대통령 스타일로 볼 때 가장 적극적으로 소통 의지를 나타낸 것 아니냐”며 “계파 갈등 역시 일단 풀어야 할 과제로 파악된 것으로 보여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더민주는 혹평했다. 이재경 대변인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로 끝났다”며 “무엇보다 소통의 전제가 되어야 할 반성과 변화를 위한 고민을 찾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한일 위안부 합의, 개성공단 폐쇄 등에 대해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을 뿐”이라며 “이는 불통의 리더십을 고수하겠다는 대통령의 고집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 “박 대통령이 ‘국면 전환을 위해 내각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무능한 참모진을 교체하라는 민의를 거부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당 김희경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 나타난 민의를 잘 반영해서 변화와 개혁을 이끌면서 국회와 협력하겠다고 밝힌 것에 주목한다”며 “이제는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줄 때”라고 밝혔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