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자녀가 함께 걷기 좋은 ‘걷기여행길 10선’을 선정, 26일 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걷기여행길은 도심에서 쉽게 찾아가기 좋은 길과 5월 7일부터 6월 4일까지 주말마다 길 축제가 열리는 해파랑길이다.
◇동작충효길 1·2코스(서울 동작구)=정조의 효심이 깃든 길로 다양한 이야기가 남아 있다. 길이 시작되는 배수지공원은 지하철 9호선 노들역과 연결돼 있어 만남의 장소로 이용된다. 배수지공원에서 출발해 고구동산 정상, 서달산 잣나물길과 서달산 생태다리, 상도출입문까지 이어지는 1코스 고구동산길을 걷노라면 벚나무와 잣나무 등 숨쉬기만 해도 즐거워지는 동작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동작충효길은 1코스와 2코스를 연결해 걷는 것이 좋다. 2코스 현충원길은 추모의 공간이자 추억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추모의 마음을 글로 담아 현충원 담장길에 조성돼 있는 메모리얼게이트에 꽂아둘 수 있어 충효의 정신을 다시 한 번 새길 수 있는 길이다. 5.8㎞로 1시간 50분가량 소요된다.
◇앞산자락길(대구 남구)=앞산공원은 도심에서 5㎞ 이내에 위치해 시민들의 이용이 쉽고, 자연경관이 수려하며 심신수련을 위한 각종 체육시설과 케이블카를 갖춘 대구 최대의 도시자연공원이다. 고산골에서 달비골까지 이어지는 앞산자락길은 기존의 등산로와는 달리 앞산순환로에서 산쪽으로 100m정도 떨어진 곳에 경사도가 낮은 지점들을 따라 평평하게 이어져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며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길 중간마다 설치된 각종 체육시설을 이용해 가벼운 운동을 하기 좋고, 대구 도심을 한눈에 전망할 수 있는 앞산케이블카도 이용할 수 있어 부모·자녀가 추억을 만들기에 그만인 길이다. 15㎞ 거리를 약 6시간 걷는다.
◇고양누리길 행주산성역사누리길(경기도 고양시)=시정연수원에서 출발하여 한강철책선 오솔길과 진강정을 거쳐 행주산성을 두르고 다시 시정연수원으로 돌아오는 순환코스이다. 분단 반세기만에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한강변 철책선의 아름다운 오솔길을 경험할 수 있다. 한때 군인들이 경계를 서던 초소를 전망대로 바꿨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한강의 경치가 일품이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행주대첩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매력적인 일이다. 3.7㎞에 1시간 30분 걸린다.
◇두물머리길 1코스 두물머리물레길(경기도 양평)=두물머리 물레길은 7㎞의 양수리 수변공간 순환 코스이다. 따사로움과 푸름이 더해가는 봄, 수줍고 때로는 화려한 연꽃과 함께하는 여름, 호젓한 갈대밭의 운치가 있는 가을, 그리고 꽁꽁 얼어버린 팔당호가 반기는 겨울 등 사시사철 새로움으로 가득한 걷기여행길이다. 서울에서 중앙선 전철을 타고 30분 만에 찾아갈 수 있는 치유의 공간이 두물머리길이다. 전철을 타고 떠나는 가족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2시간가량 소요된다.
◇ 초롱길(충북 진천)=진천군이 지역의 대표적인 명소인 농다리와 초평호의 관광자원을 연계해 조성한 수변탐방로와 트레킹 코스다. 천년의 신비 농다리를 건너면 왼쪽으로는 1.7㎞의 농암정으로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가, 직진방향의 언덕길 너머에서는 탁 트인 초평호의 전망이 펼쳐진 수변탐방로가 시작된다. 수변탐방로는 초평호 주변 1㎞에 걸쳐 친환경 나무데크길로 조성돼 있다. 경사가 거의 없는 평지형태로 최근 조성된 둘레길 중에는 가장 편한 길이어서 어린자녀와 함께 즐기기 좋다. 초평호를 가로질러 청소년수련원과 연결된 93m 길이의 구름다리인 ‘하늘다리’가 놓여있으며 하늘다리 건너편 청소년수련원 쪽에도 벤치와 전망대가 마련돼 초롱길 반대편에서의 풍광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농다리~하늘다리~농다리 코스는 3.2㎞로 1시간 걸린다.
◇교룡산 둘레길 B코스(전북 남원)=교룡산은 남원 북쪽에 우뚝 솟은 독립된 산으로 주봉인 밀덕봉과 남쪽의 복덕봉이 같은 높이로 맞서있고 지리산의 노고단과 천왕봉에 이르는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며 섬진강 맑은 물과 남원 평야의 광활한 들판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교룡산 둘레길은 교룡산성 아래쪽 산허리를 휘감아 도는 8.3㎞의 순환형 길로, 순환하는 동안 만나는 변화무쌍한 풍광들이 즐거움을 더해준다. 남원 평야와 섬진강, 지리산 등을 조망할 수 있고 과수원과 일부 숲길을 걷는 구간도 있어 날 맑은 날 걷기에는 최상의 코스이다. 3시간이면 넉넉하다.
◇해파랑길 1코스(부산 남구·해운대구)=5월 7일 해파랑길 770 걷기축제의 서막이 열리는 코스이다. 해파랑길 전체 770㎞ 중에서 출발점인 부산은 의외성을 갖는 멋진 길의 변화가 걷는 이들을 시시때때로 감동하게 한다. 시작점에 있는 해파랑길 종합안내소에서 이어지는 ‘이기대길’ 구간부터 나타나는 해식절벽의 비경이 걷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이기대 해안의 절벽 길은 기존 해안순찰로를 정비해 위험한 곳은 나무데크와 울타리로 안전하게 바꿔 산책로 수준으로 조성한 명품길이다. 광안리해변은 광안대교의 웅장한 위용과 고운 백사장이 장도를 시작한 나그네의 마음을 쿵쿵 뛰게 한다. 해운대는 신라 최치원이 속세를 버리고 가야산으로 들던 길에 빼어난 경치에 반해 자신의 자(字)인 해운(海雲)을 바위에 새겨 넣은 후 해운대라 불리게 됐다. 지금도 동백섬 바위에 최치원이 새겼다는 해운대 글씨가 또렷하다. 오륙도해맞이공원~동생말~광안리해변~APEC하우스~미포 코스로 모두 17.7㎞에 5시간 50분 소요된다.
◇해파랑길 10코스(울산 북구)=5월 15일 정자항에서 해파랑길 770 걷기축제가 열린다. 울산 정자항을 출발해 강동해변, 신명해변, 시·도간 경계를 지나 경주 관성해수욕장, 수렴리해변, 나아해변에 이르는 10코스는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몽돌해변과 강동화암, 읍천해안 주상절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해안장관의 절정을 이루는 코스이다. 특히 양남면 하서항부터 읍천항 벽화마을까지 1.7㎞가량 조성된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일반 주상절리와는 확연히 다른 누워있는 주상절리, 부채꼴 주상절리 등의 독특한 자연자원을 만날 수 있어 그 가치가 뚜렷하며 자연이 수놓은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여정으로 손색이 없다. 또 파도소리길을 벗어나자마자 등장하는 그림이 있는 마을 읍천항 갤러리의 이색적인 풍경은 발길을 붙잡는다. 정자 대게, 참가자미 등의 지역해산물을 풍족히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가 산재한다. 13.9㎞를 4시간 40분 동안 걷게 된다.
◇해파랑길 21코스(경북 영덕)=5월 21일 경정항에서 해파랑길 770 걷기축제가 열린다. 이 코스는 ‘블루로드’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길로 해파랑길에겐 어머니가 되는 길이다. 블루로드 중 가장 많은 바닷길이 있어 ‘환상의 바닷길’ ‘바다와 하늘이 함께 걷는 길’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이 길은 걷기 여행길이 되기 전에는 낚시꾼들이 바다낚시를 위해 걷던 길이었다. 지금도 해안 바위 곳곳에 걸터앉은 낚시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바닷길을 따라 걷다보면 작은 어촌마을이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대게원조마을이다. 대부분의 주민이 어업에 종사하고 있어 간혹 길에서 직접 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동네 어르신을 만나기도 한다. 블루로드 다리를 지나 죽도산 전망대에서 축산항 일대 전체를 조망하면 한 눈에 들어오는 푸른 산과 바다로 뻥 뚫리는 가슴과 함께 걷기여행을 마무리 할 수 있다. 영덕해맞이공원~오보해변~경정해변~축산항 12.2㎞ 코스로 4시간 30분 걸린다.
◇해파랑길 49코스(강원도 고성)=6월 4일 화진포광장에서 마지막 해파랑길 770 걷기축제가 열린다. 부산 오륙도 앞에서 시작한 해파랑길은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통일전망대로 가는 마지막 50코스는 걸을 수 없다. 따라서 49코스가 실질적인 마지막 구간이다. 고성 지역은 강릉과 속초에서 볼 수 없는 순박함과 자연미가 살아 있다. 거진항과 대진항, 응봉과 화진포 등 수려한 산과 바다를 아우른다. 특히 49코스는 산과 호수, 바다를 모두 걷기 때문에 고성 지역의 지리적·역사적 특성까지 두루 느낄 수 있다. 멀리 설악산에서 금강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장쾌하고 에메랄드 물빛도 환상적인 최북단의 자연미를 만날 수 있다. 거진항~화진포의 성~대진등대~금강산콘도~통일안보공원 코스로 11.8㎞에 5시간 30분 소요된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가정의 달 부모·자녀 함께 걸어요…관광공사 추천 5월 걷기여행길 10선
입력 2016-04-26 17:14 수정 2016-05-02 1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