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총장 4월 졸업식 비판, 박사졸업예정자 졸업 못하게하겠다 댓글 결국 사과

입력 2016-04-26 16:59 수정 2016-04-26 19:25
최순자 인하대 총장의 갑질 사건에 대해 인천지역 시민단체가 당사자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26일 인천평화복지연대에 따르면 한 대학원생이 지난 21일 인하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졸업식 관련 학교행정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해 최 총장이 학생 인성을 거론하며 글을 올린 학생의 학위를 평가해 학위를 주지 않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단체는 “학내 구성원들에게 슈퍼갑질을 한 사람이 총장의 자질이 있는 지 의심된다”며 “정석인하학원 조현아 땅콩갑질 사건에 이어 총장 학위갑질 사건으로 비화됐다”고 비판했다.

갑질 논란은 최 총장이 기존 2월과 8월에 졸업식을 하는 기존 관행을 깨고, 학부와 대학원의 졸업식을 1년 중 4월에 열어 졸업식을 하는 것으로 바꾸면서 발생했다.

학교 당국의 연 1회 졸업식과 관련, 문과대학 박사과정 수료생인 A씨가 자유게시판에 “갑자기 졸업식을 다음 주에 통합하겠다고 합니다. 아직 부모님과 친지들에게 연락할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8월 학위를 받게 되는 날 불러서 졸업을 기념하려고 했는데 갑작스러운 변경 및 통합 공지에 어째야 할지 대책이 서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선거도 없고 소식도 없던 (대학원)원우회는 갑자기 나타나서 4월 졸업식에 학위복을 빌려주겠다는 메일 하나만 떡하니 보내주더군요”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대학원생 A씨는 4월 졸업식에 항의하는 표시로 졸업식에서 학위복 없이 논문을 작성하는 퍼포먼스를 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최 총장은 졸업식 다음날 직접 댓글을 달았다. 최 총장은 “대학원에 확인해 A씨의 박사학위에 대해 대학원학위위원회에서 제대로 평가한 것인지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중략) 인하대는 A씨 같은 사람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박사학위 심사를 평가해 졸업을 막겠다고 까지 밝혔다는 것이다.

최 총장은 학생들과 교수들의 비판의 글이 제기된 뒤 “여러분들 중 학칙에 어긋나는 인성이나 사람 됨됨이에 문제가 있다면 학위증을 발급하지 않거나 이미 발급된 학위증도 박탈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하대 모든 학위증은 총장의 직인이 있어야 합니다. 학생의 인성에 문제가 있다면 대학원위원회에 총장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그래서 그것이 받아들여지면 학위를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라고 댓글 논쟁을 벌였다.

이에 대해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사실 학내구성원들과 최 총장이 벌인 것은 댓글 논쟁이라기보다 최 총장이 학위 수여 권한을 가지고 슈퍼갑질을 한 것이라고 이해될 수밖에 없다”고 “구성원들의 비판적 목소리가 나올 때 이를 담지 못하고 총장이 앞장서서 재갈을 물리려 한다면 대학구성원들의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따졌다.
결국 최총장은 이날 A씨와 가족들을 만나 사과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최 총장은 "모든 일은 총장의 책임"이라며 사과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