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펑 "중국, 북한 원유공급 계속하겠으나 공급량은 줄 것"

입력 2016-04-26 16:24

주펑(朱鋒) 중국 난징(南京)대 남중국해연구센터 소장이 ‘중국이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부정적인 뜻을 피력했다. 다만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압박 공조 속에서 원유 공급량이 일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 교수는 2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아산플래넘 2016’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대북 제재로) 북한 주민의 민생이 타격을 입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중국은 원유 공급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물론 제재 국면 하에서 북·중 관계는 과거와 다를 것”이라면서 “그 영향으로 원유 공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북한의 대남 핵위협을 과대평가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래식 무기로도 북한은 남한에 뒤떨어져 있고 또 남한 뒤에는 미국이 있다”면서 “북한은 남한이 두려워할만한 라이벌이 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종이호랑이’라고 비유했다. 주 교수는 “중국은 북한의 핵 협박을 용인하지 않는다”면서 “(북핵은) 실질적 위협이긴 하나 종이호랑이라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 교수는 “지금은 한·중이 북한의 핵 야욕에 맞서 단합할 시기”라면서 “안보를 강화해야 하겠지만 그에 따른 부정적인 지정학적 효과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를 배치하면 북한 미사일 위협은 상쇄될 것”이라면서도 “미국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억제력은 악화될 것”이라고 했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는 ‘중국 책임론’을 강조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에겐 중국이란 지원자가 있다. 중국이 북한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사가 있는 이상 북한을 설득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이) 상당한 압박을 북한에 가하지 않는다면 핵을 포기할만큼 압박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의 5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북한이 중국을 당연시한다는 증표일 수 있다. 중국이 자신을 심하게 압박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외교적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면서도 “(지금은) 외교를 하기 위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강한 압박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