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3일 동해에서 실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실험에 성공했으며, SLBM이 2020년쯤에는 실질적인 위협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북한의 뜻대로 미국 본토를 겨냥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됐다.
북한 미사일 전문가인 미국 에어로스페이스의 존 실링 연구원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의 SLBM이 작전 환경에서 신뢰성 있게 운용되는 방향으로 기술적 진전이 이뤄지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비행거리가 짧아 실패한 실험”이라는 우리 군 판단과 달리 “30㎞만 비행해도 탄도미사일 실험은 성공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30㎞ 비행은 연료를 그만큼만 채웠기 때문으로 봤다. 발사속도도 음속을 초과했다. 그는 북한 SLBM이 2020년쯤에는 실전 배치될 것이며, 미 국방부도 이에 대한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 본토공격이 가능한 SLBM을 갖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북한이 미국 본토 인근까지 접근할 수 있는 잠수함 제작이 쉽지 않다. 북한에서 1만여㎞ 떨어져 있는 미 본토를 SLBM으로 공격하려면 최대 사거리 3000㎞에 달하는 SLBM을 보유했다 해도 7000㎞를 항해할 수 있는 잠수함이 있어야 한다.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가장 큰 잠수함은 로미오급으로 수중배수량 1800t급, 작전반경은 4000㎞정도다. 북한이 SLBM 발사에 사용한 신포급 잠수함은 2000t급에 불과하다. 작전반경 역시 5000㎞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디젤연료를 사용하고 있어 주기적으로 수면위로 부상해 충전해야 한다. 북한이 원자력잠수함을 보유하지 않는 한 미 본토공격은 힘들다.
SLBM의 사거리 확보여부도 불투명하다. 북한이 모방한 것으로 알려진 구 소련제 R-27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2400㎞에 불과하다. 한 국책연구소 전문가는 “사거리 3000㎞가 넘는 북한 무수단 미사일도 지난 15일 발사 시 공중 폭발해버렸다”며 “이 정도 수준의 SLBM을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북한 SLBM,2020년쯤 실질적 위협
입력 2016-04-26 1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