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와 가정파괴, 술이 문제다”…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금주·금연 정책 건의

입력 2016-04-26 16:07 수정 2016-04-26 16:41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가 26일 서울 용산구 후암로 회관에서 개최한 ‘금주·금연정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금주·금연을 결의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아동 학대와 자녀 살인 등 가정 파괴의 주 요인 중 하나는 ‘술’이다. 근래 발생한 가정 폭력 사건의 공통점은 부모가 술을 마시고, 대소변을 못 가리는 자녀를 학대한 것 등이다. 이처럼 술로 인해 무너지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여성 크리스천들이 나섰다.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는 26일 서울 용산구 후암로 절제회 회관에서 ‘금주·금연 정책 건의문’을 발표하고 정부에 방송의 음주장면 및 주류광고 금지, 태아알코올증후군 예방센터 신설, 금주정책 및 술·담배 해독교육 실시, 군대의 금주·금연 구역화, 절제주일 제정 등을 건의하기로 했다. 절제회는 1923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해마다 건의문을 발표하고 금주·금연 캠페인을 펼쳐오고 있다.

절제회 김영주 회장은 “아이가 대소변을 가릴 수 없는 것은 어머니가 임신 중에 술을 마셔서 아이의 뇌와 중추신경이 손상된 것일 수도 있다”며 “이대로 술을 방치하면 끔찍한 비극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해 ‘아동학대의 실태와 학대피해 아동보호법제’에 대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부모의 음주는 아동학대의 중요한 위험 요인이었다. 최근 10년 동안 신고된 아동학대 가해자 중엔 부모(83%)가 가장 많았고, 같은 기간 친부모의 아동학대는 2.7배나 늘었다. 자녀를 학대한 부모 가운데 알코올 중독 상태는 82.7%나 됐다.

절제회 교육부 이사인 박경일 이화여대(간호대) 연구교수는 “어머니가 마신 술의 영향을 받고 태어난 아이는 기형아로 태어날 확률이 높다”며 “알코올은 기억력 세포들이 모여 있는 해마와 뇌의 앞부분인 전두엽을 공격한다. 알코올은 태아의 뇌를 손상시킨다”고 경고했다. ‘태아알코올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자신을 통제하는 능력과 지능, 판단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상적 인간관계가 어렵고 전문 기술을 배우지 못해 일정한 직업을 갖기 어렵다.

박 교수는 “태아알코올증후군 한 명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치료와 교육 등의 명목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5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여성의 음주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보다 지방이 많아 술을 잘 해독시키지 못해 피해가 더 크다”며 “가임여성들이 술을 마시지 않으면 태아알코올증후군을 100%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절제회는 2012년부터 대성홀딩스, 한국교총 원격교육연수원 등과 함께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인 ‘청소년 금주·금연 교육 가이드’를 제작해 전국 교사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02-754-1707).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