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이 달라졌다. ‘영화 보는 곳’이란 정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를 넘어 ‘컬처플렉스(복합문화공간)’로 진화하고 있다.
영화라는 공통분모 위에 다양한 특색을 입은 극장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영화와 음악이 어우러진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고, 독서 음식 쇼핑과 콜래보레이션을 보여준다. 22~24일 독특한 문화 공간을 제공하는 서울의 극장들을 순례했다.
22일 이른 금요일 오후 방문한 CGV명동 씨네 라이브러리. 도서관과 극장의 결합이 이색적이다. 누구에게나 개방된 공간이다. 다만 당일 영화표가 있거나 CGV멤버십 VIP 또는 CGV아트하우스 회원이거나 CJ ONE 멤버십 회원의 경우 1000점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이용 가능하다.
단장한지 1년이 채 안 돼 시설이 깔끔했다. 간단한 소지품을 제외한 개인물품은 전부 사물함에 맡기고 안으로 들어갔다. 도서 훼손이나 도난방지를 위한 조치였다. 양쪽 벽면을 1만권의 도서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영화 관련 서적이나 미술·사진·건축·디자인·인문·예술 분야 책이 망라돼 있다.
혼자 앉아 독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테이블 하나에 의자 하나씩 배치돼 있다. 오후 1시30분쯤에는 20대 여성 3명이 띄엄띄엄 앉아 독서를 즐겼다. 때때로 이곳을 찾는다는 백모(28·여)씨는 “올 때마다 2시간 정도 머문다. 조용하고 책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평일보다는 당연히 주말 이용률이 높다. 1시간에 보통 10~15명 정도가 몰린다. 직원 정모(28)씨는 “단골들도 꽤 있다. 단골은 주로 혼자 오는 분들이다. 오며가며 들른 커플 고객도 많다”고 했다. 인기도서는 영화와 관련한 원작 또는 마블 코믹스의 그래픽노블이라고 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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