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간부, 거액 들여 점집 찾는 이유...귀신 쫒는 놀음까지

입력 2016-04-26 09:14


김정은 정권에 위구심을 느낀 북한 노동당 간부들이 거액을 들여 미신을 보는 행위가 늘어나고 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26일 보도했다. 
 지난달 초 양강도 혜산시에는 시당 요직 간부가 위연동에 사는 미신쟁이에게 500달러를 주고 점을 본 사실이 드러나 간부들을 향한 주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한 통신원은 "김정은 집권 후 요직간부들에 대한 처형이 잦아지면서 뇌물을 바치더라도 당 간부에 등용하려는 종전의 분위기가 많이 바뀐 상황"이라며 "거기다 최근 들어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가 시작되면서 국경을 비롯한 지방 도시에도 팽팽한 긴장감이 떠돌고 있다. 그래서 간부들은 자신들이 목숨을 유지할 방안을 미리 알아보려는 목적 밑에 점집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 통신원은 "간부들은 유명한 점집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사람을 보내 사전 시간 약속을 잡는다"이라며 "미신쟁이들은 새벽 12시부터 3시까지가 점을 보기에 적합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새벽에는 맑은 공기가 감돌면서 온종일 어지럽던 머리가 깨끗이 정화되어 앞날에 대한 암시가 잘 보인다고 한다"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이 시간대에 점을 보려면 보통 때의 배가 되는 돈을 내야 한다. 간부들은 점만 잘 봐주면 점쟁이가 요구한 금액의 몇 배를 주겠다고 약속한다"고 했다.
 그는 "어려운 생활고에 시달린 주민들은 앞날에 대한 희망이나 미래에 대해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오늘 살기도 바쁜 데 거액을 들여 미신을 볼 돈이 어디 있냐.’는 것이 주민들의 입장이다. 반면 당 간부들은 자신들이 누리는 특권과 권력을 유지하려고 무진 애를 쓴다. 그러한 요구로부터 간부들은 미신쟁이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막대한 돈을 소비한다"고 부연했다.
 한 탈북자는 "북한은 신앙의 자유가 없는 곳이다. 평양과 지방에 존재 한 성당과 교회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세워진 선전용이다. 오직 노동당을 믿고 따라야 하면 정권에 대해 조그마한 불신과 의혹을 가지는 순간 반역자가 되어 처형되거나 수용소에 감금되는 것이 오늘날 북한 현실이다"고 증언했다.
 그는 "실지로 미신을 목숨처럼 믿고 의지하는 것은 당 간부들이다. 주민들에게는 미신을 믿지 말고 노동당을 믿으라고 선전하고 뒤에서는 자신들이 앞날에 대한 불안감을 막기 위해 숱한 돈을 들여가며 방토(귀신을 쫒는 놀음)까지 벌린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은 한마디로 미신 공화국이다. 정권은 주민들에게 김 씨 일가에 대한 영생을 선전하고, 권력을 등에 업은 간부들은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점을 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의 삶은 점점 미래가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