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도 인질 참수 살해, 캐나다인 몸값 요구 거절에 참수

입력 2016-04-26 08:31 수정 2016-04-26 09:31
캐나다 62세 남성 인질 참수 소식을 전한 영국 BBC방송 홈페이지 캡처.

필리핀 반군에 수개월째 인질로 잡혀 있던 캐나다인 남성이 참수됐다고 영국 BBC방송이 26일 보도했다. 참수 소식에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냉혈한적인 살해 행위”라고 강력 규탄했다.

BBC에 따르면 지난 25일 필리핀 남부 술루에서 오토바이를 탄 괴한 2명이 백인 남성의 머리가 든 비닐봉지를 길가에 버리고 달아났다. 유전자 감식 결과 살해된 남성은 캐나다 국적의 존 리즈델(68)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해 9월 필리핀 남부 사말 섬의 선착장에서 이슬람 반군 아부 사야프에 납치됐다. 리즈델은 광산업체의 전직 사장 출신으로 납치 당시에는 사실상 은퇴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부 사야프는 리즈델을 포함한 캐나다인 남성 2명과 노르웨이인 남성 1명, 필리핀 여성 1명 등 모두 4명을 인질로 잡았다. 리즈델 이외 또 다른 캐나다 남성과 필리핀 여성은 연인 관계다.

반군은 지난해 11월 이들의 비디오를 방영하면서 모두 8000만달러(920억원)의 몸값을 요구했다고 BBC는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극악무도한 짓을 한 자들을 추적하겠다"고 천명해 보복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어 "이들을 잡기 위해 필리핀 당국 등과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남부는 전에도 자주 납치 등의 사건이 일어난 곳으로 우리 정부는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