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먹방(먹는 방송), 쿡방(요리하는 방송) 열풍을 타고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단순한 맛집 기행을 넘어 간편·가공식품, 다양한 식재료 등까지 소비의 폭이 넓어지면서 대기업의 농식품 산업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규모 농식품 경영체가 등장하고 이를 위해 특화된 농업 금융제도도 다양해지고 있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CJ, 농심 등 식품 대기업들은 자사에 필요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동시에 미래 식량 자원을 선점하기 위한 식물공장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동부팜한농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리온실 건설에 380억원을 투자했다. 농식품과 무관한 산업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실제 LG그룹은 LED 조명 및 태양광 기술을 활용한 온실, 식물공장용 자동화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포스코는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식물공장을 연구 중이다.
농업 내부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농식품경영체가 대형화, 기업화가 진행되는 한편 규모는 작으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세운 농식품 벤처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른 금융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동안 단순한 대출 형태에 머물러 있던 농업금융제도도 PEF, 구조화채권 등 첨단금융기법이 도입되는 등 점차 고도화·선진화되고 있다.
농식품부가 2010년 출범시킨 농식품모태펀드가 대표적이다. 출범 초기 출자금 150억원에 불과했던 농식품모태펀드는 지난해 6500억원에 달하는 자펀드를 조성해 266개 농식품 경영체에 투자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올해에는 스마트팜 분야에 투자하는 펀드를 500억원 이상 규모로 결성하고 하반기에는 농업의 선진화 촉진을 위한 펀드도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농식품 모태펀드는 수익률과 리스크를 고려하는 펀드 고유의 특성 때문에 생산단계의 농업 경영인들에 대한 지원이나 농업시설분야 투자에는 한계가 있었다.
농식품부는 이에 농식품 전문 크라우딩 펀딩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 민간에서 일반 국민들이 온라인을 통해 투자하는 크라우딩 펀딩 방식을 농식품 분야에 도입한다는 것이다. 올해 농식품 벤처 창업 활성화 지원사업 내에 크라우딩 펀딩 플랫폼 구축 예산을 반영했다. 상반기 중 플랫폼 구축을 완료해 올해 안에 50개 기업을 펀딩하는 것이 목표다. 농식품부는 펀딩 참가기업에게 기업 홍보, 제품판매, 마케팅, 재무에 관한 각종 지원사업도 병행해 크라우드펀딩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농업시설투자를 활발히 하기 위한 ‘매각 후 재임차’ 방식도 시범 도입할 방침이다. 농업의 규모화, 기업화에 따라 초기 진입비용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술력을 갖춘 농업인들의 초기 진입 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한 것이다. 정책자금 융자와 민간자본(모태펀드) 투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농업인으로부터 시설을 매입하고 이를 다시 농업인에게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농식품부는 상반기 중 시설을 소유·임대할 임대사업자로서 운영관리회사를 지정하고, 시설농업에 대한 자금 지원이 이뤄지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농업인을 선정해 우수 농식품 경영체로 육성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 농업 분야에서 우수한 인력이 자금 걱정 없이 창업하고 활동하도록 농업금융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편할 것”이라면서 “현장에서 금융관리 사무를 수행해온 농업정책보험금융원과 경영체를 육성해 유관 기관, 단체들과도 협업체계를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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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5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