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연말까지 천정배 안철수 투 톱 체제 유지키로

입력 2016-04-25 16:42

국민의당 지도부가 전당대회를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이후 개최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매년 9월 열리는 정기국회의 회기가 100일 이내로 규정돼있는 만큼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투톱’ 체제가 연말까지 유지될 전망이다. 이로써 20대 국회 초반 ‘일하는 국회’ 만들기에 당력을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25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중진 비공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는 정기국회 이후로 하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며 “6개월간 기본체제를 튼튼히 하자고 했다. 26일 가질 워크숍에서 초선의원들 의견을 듣고 결론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대를 연기하는데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당헌에는 전대를 창당 6개월 이내에 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당 지도부와 중진들이 전대 연기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당헌 손질이 불가피하다. 회의에서는 이로 인해 국민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의 표면적 이유로는 법안 통과 등 현안이 시급하고 당 조직이 미비한 점 등이 꼽혔다. 주 원내대표는 “정당 하부구조가 아주 부실하기 때문에 이를 더 튼튼히 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당직자도 없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과는 체계가 다른 신생정당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당원을 모집해야한다”며 “2년 뒤 지방선거도 있기 때문에 외연 확대도 필요하다”고 했다. 또 “정기 국회 이전에 창당 시 내놓은 법안을 통과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정책정당으로서 좋은 정책 만들어내고 있다는 걸 국민들께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대 연기가 안 대표 측과 호남 중진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대 연기론을 공론화 시켰던 안 대표 측은 현재 체제를 유지한 상태에서 국민의당이 민생 법안 통과 등 유의미한 결과를 낼 경우 대권 가도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천 대표, 박지원 의원 등 호남 중진들은 전대가 연기된다 해도 잃을 것이 별로 없다. 국민의당은 ‘당권·대권 분리’를 당헌에 명문화했다. 전대에 출마할 호남 중진들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할 상황에 몰리게 된다. 전대가 연기되면 천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한 상태로 당권이냐 대권이냐를 놓고 숙고할 시간을 벌 수 있다. 당권에 의욕을 보이는 박 의원도 조직을 정비하며 전대를 차분히 준비할 여력이 생긴다. 당권을 놓고 계파 간 세력 다툼이 불거져 당 내홍을 겪을 가능성도 줄어든다.

안 대표도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진회의에서 어느 정도 뜻이 모였다. 최종 결정은 내일 당선자들 모두 모인 자리에서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안 대표는 전날 박 의원, 이태규 전력홍보본부장 등을 중심으로 제기된 ‘연립정부론’과 차기 원내대표직과 관련해 “지금은 20대 국회를 어떻게 하면 일하는 국회로 만들 것인가, 어떤 틀을 만들 것인가 그게 가장 중요하다”며 “누가 어떤 자리에 있고 이런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20대 국회를 생산적인 국회로 만들자, 모든 것을 그 판단기준에서 바라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