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중진회동 원내대표 교통정리 못해...전대시기 등 아무것도 결론 못내

입력 2016-04-25 16:30

새누리당이 4·13 총선 참패 후 2주가 다 되도록 중심을 못 잡고 표류하고 있다. 상임고문단, 중진의원 회동이 잇따라 열렸지만 당의 진로는커녕 이렇다할 수습방안조차 내놓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이다. 당내에서조차 알맹이 없는 보여 주기식 만남이란 비판이 나왔다.

◇원내대표 추대? 경선?…교통정리 불발=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원유철 원내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중진 모임을 주재했다. 지난 21일 전직 국회의장과 당 대표 등으로 구성된 고문단을 초청해 한바탕 쓴 소리를 들은 뒤 마련한 자리였다. 20대 국회에서 당의 중추 역할을 할 4선 이상 당선인 16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선거 후 외부 활동을 자제했던 최경환 의원을 비롯해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유기준 홍문종 의원과 충청 출신의 정진석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최대 관심은 원내대표 후보 간 교통정리였다. 물밑에선 너도나도 경선에 나서겠다고 하는 등 이미 과열 조짐이 있었다.

하지만 유의동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오늘은 차기 원내지도부가 누가 돼야 하느냐에 방점이 찍혔다기보다는 위기 상황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중진들의 경험을 듣는 자리였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당 관계자는 “중진 의원들이 모였지만 결정 권한이 있는 사람은 없었다”며 “26일 당선인 워크숍 이후 가닥이 잡힐 것 같다”고 했다.

새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하는 문제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비대위원장을 누가 맡느냐는 차기 당 대표 선출과 직결된 문제여서 공방만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대표 선출 후 6~7월 중 전당대회를 치르면 비대위 활동은 길어야 두 달이다. 한 의원은 “그 짧은 기간 위원장을 맡겠다고 나설 사람이 있겠느냐”고 했다. 원내대표 겸임론을 편 것이다. 그러자 “신임 원내대표는 19대 국회를 마무리하고 20대 개원 준비도 해야 하는데 비대위원장까지 하기엔 무리”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외부 비대위원장을 영입하고 전당대회는 조금 늦추자는 얘기였다.

비박(비박근혜)계는 전당대회를 늦추는 데 부정적이다. 총선 참패 책임론이 희석돼 친박이 다시 나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유력한 당권 주자로 거론됐던 최 의원은 지난 22일 경북 지역 당선인 만찬 자리에서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확실히 해달라는 요청에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비박 원내대표·친박 당 대표’ 얘기도 다시 나오고 있다.

◇혁신모임은 ‘安멘토’ 최장집 교수 불러 쇄신책 논의=당 혁신모임은 한때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정신적 멘토로 불렸던 최장집 교수를 초청해 ‘2016 민의에 응답하라’는 주제로 특강을 들었다. 특강 후엔 쇄신 방안을 놓고 토론이 이어졌다. 혁신모임엔 간사인 황영철 의원을 비롯해 김무성 전 대표와 가까운 김영우 의원, 유승민계인 김세연 의원, 친박계 이학재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