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외 근로자 임금 6개월치 가불해달라" 당 대회 자금 마련 안간힘

입력 2016-04-25 11:05
북한 당국이 다음달 초 7차 당대회를 앞두고 노동자를 송출한 중국 회사 측에 6개월분 임금을 먼저 송금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24일 보도했다. 대북제재 국면에서 해외식당 등 외화벌이 사업이 부진을 겪으면서 당 대회 자금마련에 곤란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200명가량의 북한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는 중국 단둥(丹東)의 모 수산물회사에서 북한 측의 강력한 요구에 6개월분의 월급이 최근 송금됐다”면서 “이는 5월 초 개최되는 노동당 대회 때 쓸 돈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중국 측이 지급하는 총 월급 500달러 중 대부분은 다 북한에 송금되고 150달러를 남겼다가 북한 측 책임자가 월급으로 지불하곤 했었는데, 최근 들어 이마저도 보장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차라리 북한으로 가고 싶다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은 송금액을 늘리기 위해 노동시간을 12시간에서 13시간으로 확충하도록 허가했고 일부 여성 근로자들은 한달에 휴일이 이틀에 불과하는 등 최악의 근무조건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유용한 자금줄이던 해외 식당 상황이 대폭 위축되면서 다른 부문의 해외 근로자들을 더욱 압박하고 있는 양상이다.

중국 개별 회사와 계약을 통해 평양 등 주요도시에서 선발돼 보내진 북한 해외 노동자들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처음의 희망과는 달리 노동 강도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월급과 열악한 근무여건으로 결국 당국에 대한 불만을 품게 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