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는 북한돈이 없다?” 모든 거래 중국돈 유통

입력 2016-04-25 08:29


북한 주민들 대부분이 북한 돈의 시세를 모른 채 살아간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25일 보도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상품들은 중국 돈으로 융통되고 있으며, 주민들의 정권에 바치는 세대부담금도 전부 외화돈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 탈북자는 "탈북 전 온성시장에는 두부 한모에 중국 돈 1원을 받았다. 메주콩(두부 콩)을 중국 돈으로 구매하다보니 두부도 자연히 중국 돈을 받는다. 남새도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이어 "시장에서 제일 저렴한 장사로 알려진 채소(남새) 장사꾼 돈주머니에도 북한 돈은 없다. 주민들은 중국 화폐가 질도 좋고 부피도 적어 건사하는데 안성맞춤이라고 말한다. 예전에는 김일성 초상화가 새겨진 북한 돈을 제대로 건사하느라 많은 불편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카트나 체크카드로 계산하는 남한과 달리 북한의 모든 거래는 현금으로 이루어진다. 하루에도 수십 번 여러 사람의 손으로 옮겨지는 돈은 무엇보다 질이 좋아야 한다. 그런데 북한 돈은 잘못 다루면 보풀이 일고 찢어진다. 거기다 김일성초상화가 중심에 있어 함부로 다루면 안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탈북 여성은 "현재 북한은 내화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액수가 많은 상품만 외화 돈으로 거래되고 나머지 싼 물건은 북한 돈으로 거래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남새조차도 외화로 거래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 돈을 사용할 일이 없으니 주민들이 국내 돈 가치를 모를 수밖에 없다. 장마당에서 물건값이 얼마냐 물으면 100% 중국 돈 가격으로 대답한다. 우연히 방 구석에 딩구는 북한 돈을 발견하면 "이달 당비나 내야지"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유일하게 북한 돈을 필요로 하는 것은 당원들이 매달 세포비서에게 내야 하는 당비와 여맹, 청년동맹원들이 바치는 맹비뿐이다."고 설명했다.

오늘 날 북한 국정 가격은 이미 물거품으로 사라져버린 상황이며, 일상에서 북한 돈사용은 거의 없다. 대부분 주민은 북한 돈 시세보다 중국 돈이나 달러시세에 많은 관심을 둔다. 평양을 비롯한 지방 도시 역전가에는 전문 돈 데꼬(내화 돈을 외화로 바꾸어 주는 상인)들이 구석구석 모여 있다. 그들은 날마다 변하는 외화 돈 시세를 한방에 꿰뚫고 있으며, 외화 돈 파동에 맞게 돈 장사를 한다.

혜산출신 탈북민 박 연옥 씨는 "돈 대수는 큰 시장에서만 거래되는 것이 아니다. 외화 돈거래는 골목시장이나 메뚜기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지어 열흘에 한 번씩 열리는 시골장도 외화 돈 환율에 맞춰 농산물을 판매한다."고 부연했다.

박 씨는 "북한 정권은 주민들에게 조국을 사랑하고 모든 것을 아끼고 귀중히 여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오늘날 북한의 현실을 정권의 선전과 강요와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북한 돈을 가지고는 아무것도 살 수 없게 만든 것은 김 씨 삼부자의 책임이다."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