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중국산 생필품을 대량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4일 보도했다.
장마당 경기의 불황으로 생필품 수입량이 감소하던 와중에 한꺼번에 많은 생필품을 들여온 배경에 대해 주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 소식통은 20일 “최근 북·중 무역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은 치약, 칫솔, 세면수건, 화장품 등 생필품”이라며 “요즘에 갑자기 생필품 수입물량이 대폭 늘어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RFA에 전했다.
소식통은 “한때 많은 무역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생필품 수입량을 무역와크(무역허가서)로 따냈다”며 “하지만 국내 소비부진이 장마당 불황으로 이어지면서 현재는 ‘묘향’과 ‘신흥’ ‘대성’ 같은 군부나 보위부계통의 힘 있는 무역기관이 주로 수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그런데 이달 들어 갑자기 이 회사들이 생필품 수입량을 배로 늘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압록강 대교로 유입되는 수입품목이 대부분 일반 생필품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냉장고, TV, 세탁기, 전기밥가마(전기밥솥), 컴퓨터, 정수기와 같은 전자제품들이 주요 수입 품목이었다면 요즘은 일반 생필품이 대량 유입되고 있다”고도 했다.
소식통은 또 “북·중 무역에서 대표적인 상품이던 전자제품 대신 일반 생필품이 갑자기 늘어난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며 “국가 무역기관의 외화벌이 일꾼들이 직접 물량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아 중앙에서 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일부 공장들이 중국의 원료와 자재를 들여다가 인민생활필수품을 생산해 국산이라고 선전하며 팔았다”며 “그동안 국산상품을 애용하라고 적극 선전하던 중앙에서 중국 생필품을 대량으로 수입하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소식통들은 북·중 무역에서 생필품왁크를 해제했던 사회단체 외화벌이기관들도 저마다 생필품무역에 다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당7차대회를 앞두고 대회참가자들을 위해 일시적으로 많은 생필품이 필요해진 것 아니겠느냐고 추정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