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SLBM 위협 현실화

입력 2016-04-24 16:46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 북한이 지난 23일 함경남도 신포 동북방 동해상에서 실시한 SLBM 시험발사가 지난해 12월 실시된 시험발사에 비해 기술적으로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초 군과 정부가 예상했던 것 보다 SLBM의 실전배치가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 군은 3~4년 정도 걸릴 것으로 봤지만 이르면 1~2년내에 신포급 잠수함에 장착돼 한반도를 위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24일 노동신문 기사를 통해 SLBM이 ‘역사적 성공’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날짜와 장소를 밝히지 않았지만 전날 오후 발사한 SLBM으로 추정된다. 신문은 최대발사 심도에서 탄도탄 냉발사체계(콜드런치) 안정성과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 발동기(고출력 고체엔진)를 이용한 탄도탄 수직비행체제에서의 비행동력학적 특성, 계단열 분리의 믿음성, 설정된 고도에서 전투부 핵기폭장치의 동작정확성을 확증하는데 목적을 두고 이번 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 했다.

이와 함께 자신들의 시험발사 성공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진도 여러 장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들은 수중 잠수함발사관에서 SLBM이 빠져나오는 장면과 SLBM이 수면위로 솟구치면서 날아오는 모습,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잠수함 승조원을 격려하는 모습도 담겨있다.

군은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SLBM의 비행거리가 불과 30㎞여서 사거리를 늘리는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발사 심도도 깊지 않았고 고체연료를 사용했다면 더 거리가 나가야 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고체엔진을 사용한 것에 비하면 정상적인 탄도미사일 궤도를 그려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SLBM의 핵심적인 기술인 사출능력과 고체엔진은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시험발사 목적이 ‘사거리 과시’가 아니라 안정적인 사출시험에 있는 것이라면 성공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비행거리 30여㎞만으로도 북한이 주장한 성능을 실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최대발사심도에서 냉발사체계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것은 지난번 실시했던 수심 10~25m가 아니라 더 깊은 곳에서 발사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발사관내 가스발생기로 미사일을 밀어낸 뒤 공중에서 점화하는 냉발사체계가 안정적으로 이뤄졌다는 의미다. 단 핵기폭 장치의 안정성을 확보하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심이 10~25m보다 더 깊어졌다면 대잠초계기 등으로 파악하기 힘들다. 기습적인 공격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의미이다.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교수는 “기술수준이 상당히 진보했다”며 “지금 당장 미국본토를 공격할 능력을 지닌 것은 아니지만 한반도와 인근지역을 위협할 정도는 충분히 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이 최근 군사분계선(MDL) 이북지역에 신형 122㎜ 방사포 300여문을 추가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방사포의 최대 사거리는 40여㎞로 수도권을 타격할 수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