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핵실험 준비를 모두 마쳤다는 북한이 정착 핵실험 ‘스위치’를 누르지 않고 위협 수위만 높이고 있다. 북한이 다음달 제7차 노동당 대회에 앞서 추가 핵실험 강행 여부를 두고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현지지도 아래 전날(23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 발사를 실시했다고 24일 보도했다. 미국 전략사령부는 “SLBM 수중 발사를 포착해 미사일 궤적을 추적했다.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고 CNN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우리 군 당국 또한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주말 5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일단 SLBM 발사로 마무리된 셈이다.
한·미 정보당국과 북한전문매체들은 이달 초부터 북한이 추가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파악했지만 북한은 ‘변죽’만 울리고 있다. 대신 이수용 북한 외무상을 미국 뉴욕에 보내 막판 외교전에 나섰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뭔가 대화의 계기를 만들려 하는 것 같다”며 “유엔 회원국이 북한의 외교적 고립에 관여하는 것을 완화시키기 위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도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은 시대까지만 해도 ‘벼랑 끝 전술’이란 평가를 많이 했는데, 가만 보면 북한이 벼랑 밑으로 내려간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고립되는 외교지형도 속에 체제 유지에 어려움을 맞닥뜨리자 버티기 작전에 돌입했다는 의미다.
실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이미 지난 1월 4차 핵실험을 실시하면서 ‘수소탄 시험 완전 성공’을 선언했다. 또 다시 핵실험을 할 ‘명분’이 없다. 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각오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대북 제재 국면에 대한 심리적·경제적 충격을 빗댄 것이다. 추가 핵실험으로 중·러까지 대북 압박에 동참한다면 당 대회 차질은 물론 경제 위기도 더욱 악화될 게 뻔하다.
따라서 당 대회를 2주일 남짓 앞두고 북한의 대외관계 개선 모멘텀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해 9월 이산가족 상봉 행사 후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했다가 당국회담 결렬 후 4차 핵실험 ‘뒤통수’를 맞은 전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조성은 기자,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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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4 16:26 수정 2016-04-24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