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당 대회 독이 될 수도” 통일부 고위 관계자가 밝힌 북한 상황

입력 2016-04-24 16:20 수정 2016-04-24 16:37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오는 5월 예정된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와 관련, “북한에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실 당 대회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무리수가 아닌가 싶다”면서 “정권 유지를 위해 무리하게 당 대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과연 북한 정권이 원하는 대로 갈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대북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홍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와 태도 변화를 끌어내지 않으면 우리는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북한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우리가 각오를 다지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 전방위적 압박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했다. 이어 “살 길은 비핵화와 민생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는 점을 (북한에) 알려주고 핵을 개발하는 비용이 혜택보다 훨씬 크다는 걸 알게 해야 북한의 계산법이 바뀌고 태도 변화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에 대해선 “그런 것을 얘기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홍 장관은 “물론 대화를 않겠다는 것은 아니며 제재 자체가 목적도 아니다”라면서도 “목표는 평화 통일이고 이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다. 그걸 위해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고 했다. 또 최근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노골적인 대남 비난에 대해 “(북한이) 요즘 자기 과시 성향이 굉장히 커진 것 같다. 말을 뱉으면 그대로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위험하고 엄중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개성공단 폐쇄를 두고는 “개성공단을 닫은 건 마지막 과실을 먹은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 마지막 과실을 남겼다 씨를 심어 다시 새싹을 나게 해야 하는데 그걸 먹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라면서 “저는 (개성공단 폐쇄가) 마지막 과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의 이런 상황들이 새로운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2270호 및 각국의 대북 독자제재 효과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의 태도 변화는 최소 3개월은 지나야 하며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면 (정부가) 나설 것”이라며 “정해진 것은 없지만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뭔가가 있으면 행동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은 정건희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