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내달 이란 방문시 '히잡' 착용한다

입력 2016-04-23 18:00 수정 2016-04-23 18:03
아랍에미레이트(UAE) 국빈 방문시 히잡을 착용한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내달 1일부터 사흘간 이란을 국빈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현지에서 이란식 히잡(hijab·신체를 가리는 이슬람식 복장)의 일종인 ‘루사리’를 착용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박 대통령의 이번 이란 방문이 지난 1월 국제사회의 대(對)이란 제재가 해제된 데 따른 양국 교류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만큼 이슬람 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통령의 히잡 착용은 취임 이후 두 번째다. 지난해 3월 중동 순방 당시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히잡의 일종으로 직사각형 스카프 형태인 샤일라를 머리에 쓰고 이슬람 사원을 방문한 바 있다.

이란은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율법에 따라 여성의 경우 히잡으로 머리카락을 가리는 것을 의무화했다. 이란은 박 대통령의 국빈 방문 문제를 협의할 때부터 이슬람 문화를 존중하는 복장을 착용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 1962년 양국이 수교한 이래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이란을 방문하는 점, 이슬람 혁명 이래 이란을 방문하는 첫 비이슬람권 여성 지도자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줄리 비숍 호주 외무부 장관 등 비이슬람권 여성 정치인들 또한 이란 방문 시 히잡으로 머리카락을 가린 바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