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대회 취재하러 올래?" 일본 언론에 취재 허용

입력 2016-04-23 15:45 수정 2016-04-23 15:51

북한이 다음달 7차 당대회를 앞두고 일본 언론의 취재를 허락했다고 자유아시아언론(RFA)이 일본 북한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를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 사무소 대표는 북한 당국이 일본의 언론 매체에 “당 대회에 관한 취재를 허락하겠으니 의향이 있으면 평양에 와서 취재해도 좋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확한 날짜는 통보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시마루 대표는 초청을 받은 일본의 언론매체는 모두 북한에 갈 것으로 전망했다.

5월 초로 예정된 북한의 이번 당대회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 속에 철저한 ‘집안 잔치’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1980년 6차 당대회 당시 118개국에서 177개 대표단이 참석했던 것과는 달리 북한 당국의 대규모 외빈 초청외교 움직임도 현재까지는 관측되지 않고 있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의 당대회 준비 동향이 “침체된 분위기”라며 이전 당대회에 비해 기간도 짧고 규모도 상대적으로 단촐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의 핵 실험에 따라 지난달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되고 각국의 독자적 대북제재가 강화되는 추세여서 초청을 한다고 하더라도 당 대회에 참석을 확신할 외국 주요인사를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더불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당대회에서 내세울 만한 경제적 성과도 없어 당대회 흥행 실패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추가 핵실험 우려만 증폭되고 있다.

RFA는 “북한 당국이 일본의 언론 매체에 당 대회의 취재를 허락한 것은 이를 이용해 노동당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김정은 시대의 성과를 크게 선전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식에도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주요 외신을 초청해 취재를 허용하는 등 외국 언론을 이용해 체제 선전을 계속해 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