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부르지마" 기숙사 룸메이트 살해한 대학생

입력 2016-04-23 11:36 수정 2016-04-23 14:43
사진=ETToday

중국의 한 대학교 기숙사에서 룸메이트가 “노래를 부른다”는 이유로 살해한 사건이 일어나 충격에 빠졌다.

대만 이티투데이는 지난 16일 중국의 한 사범대학교 기숙사에서 같이 생활하던 친구를 살해한 한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청두시의 사범대학교에 재학 중인 텅은 기숙사에서 5명의 친구들과 같은 방을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텅 군은 유독 루하이칭과 평소 자주 말다툼을 벌였다. 이유는 두 사람의 생활패턴이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사건이 벌어지기 하루 전 지난달 26일, 두 사람은 기숙사에 함께 있었다. 이때 다른 학생이 틀어놓은 음악의 가사 몇 소절을 루하이칭이 따라 불렀다. 그러자 룸메이트 텅 군은 “왜 노래를 부르냐”며 화를 냈다. 두 사람은 주먹이 오가며 험악한 상황이 연출됐다.

다음날 27일 루하이칭은 싸움을 하던 중 찢어진 자신의 옷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런데 이를 본 텅이 도발로 받아들였다. 텅 군은 밤 11시 40분경 루하이칭을 자습실로 불러내 잔인하게 살해했다.

텅군은 이후 기숙사로 돌아와 다른 친구들에게 자신을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요구 했다.

경찰은 "발견 당시 루하이칭의 목은 절단된 상태였다. 몸에는 50개가 넘는 칼자국이 있었다"며 "시신을 봉합하는 수술에만 약 2만위안(약 350만원) 가량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조사를 받은 텅은 "당시에는 그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며 “그가 비꼬고 조롱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나에게 사형을 선고해 달라"며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

텅 군의 부모는 "아들이 중학교 재학 시절 우울증 등을 앓아왔다. 고등학교 때는 우울증으로 휴학을 하기도 했다"며 "대학에 합격한 후 따돌림을 당할 것을 우려해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텅의 변호사는 법원을 상대로 그의 정신 감정을 신청한 상태다.

그러나 루하이칭의 가족들은 "감형은 절대로 안된다"며 "법에 따라 엄벌에 처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기숙사가 이렇게 무서운 곳이었나?” “서로간의 배려가 필요하다” “기숙사 살았으면 난 벌써 죽었을 듯” “세상 살기 너무 무섭다” “극혐이다”는 반응이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