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풍에 살아남은 與 서울 의원 오찬모임...최경환은 경북 모임

입력 2016-04-22 16:35

야당 바람이 휩쓸었던 서울에서 살아남은 새누리당 의원 8명이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당심이 아닌 민심을 기준으로 쇄신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차기 원내대표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은 “원내 과반이었을 때와 달리 꽃가마 타는 자리가 아니다. 당을 위해 희생할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날 친박(친박근혜) 핵심 최경환 의원은 경북 지역 당선인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나 의원은 식사 후 기자들과 만나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보다 심하게 졌고 서울에서 크게 패배했다”며 “수도권의 민심이 당 쇄신에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혁신모임에서 주장하는 ‘친박계 2선 후퇴론’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됐다. 나 의원은 “제가 서울에서 최다선 의원이라 선거 끝나고 다같이 식사한번 하자는 취지였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모임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때 또 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지면 새누리당은 망한다는 말이 여러 번 나왔다”며 “바닥에서 싸늘한 민심을 온 몸으로 느낀 사람들인 만큼 우리부터라도 처절하게 반성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경선과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어떤 인물을 내세울지 등 구체적인 역할론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이날 저녁엔 최 의원이 경북지역 당선인들과 만찬 회동을 했다. 최 의원은 지난 14일 경북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 후 중앙정치에서 모습을 감췄다. 최 의원 측은 “경북도지사와 20대 국회 당선인들이 모여 도내 현안을 논의하는 정책 간담회 자리였다”고 했다. 친박 중진 홍문종 의원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이야말로 어떤 사람은 되고 어떤 사람은 안 되고 할 때가 아니다. 국민들에게 얼마나 더 매맞고 싶어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비박(비박근혜)의 공세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