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앵무새에게 친구 찾아준 3D 프린터… “앵무새는 누가 뭐래도 부리야”

입력 2016-04-23 00:07

부리가 떨어져나가 의기소침해 있던 앵무새가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새 부리를 선물 받았다.
 후이짜이라는 이름의 야자나무앵무새는 난징훙산산림동물원에서 늘 다른 새들의 괴롭힘을 받았다. 사육사 천웨이는 “처음 부리에 약간의 금이 갔는데 점점 커지더니 부리가 완전히 떨어져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부리는 앵무새 외양에 아주 중요하다”며 “후이짜이도 자른 앵무새들과 자기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외톨이처럼 혼자 지냈다”고 전했다. 부리가 없어지자 후이짜이는 매사에 흥미를 잃었다. 먹이는 입에 넣지 않고 혀를 내밀어 핥기만 했다.

 이 때 수의사 청왕쿤에게 3D 프린터 기술이 떠올랐다. 수소문 끝에 무료로 도와주겠다는 회사를 찾았다. 후이짜이는 직접 회사를 방문해 부리를 스캔했다. 이후 후이짜이는 마취상태에서 합성수지로 제작된 새 부리를 연결하는 수술을 받았다. 원래 부리와 인공부리는 11바늘을 꿰매 연결됐다. 청왕쿤은 “1시간 정도 수술 후 의식을 되찾은 후이짜이는 이제 물도 잘 마시고 먹이도 잘 먹는다”면서 “친구들과도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